이천십구년 십이월 마지막 주, 열한 번째 트랙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것도
조금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가라앉거나
울컥하거나
그래도 이렇게 2019년은 지나가고,
내년에도 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과 항상 함께 할 거다.
1. 죠지(George) - 하려고해고백(gohaegoback) | azit live session
https://www.youtube.com/watch?v=33n0hzBj9so
올 한 해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죠지다.
처음 빠져든 곡은 camping everywhere 였지만
금세 죠지의 모든 곡들은 내 플레이스트에 꽉꽉 채워져 버렸고,
운전할 때마다 가장 즐겨 듣는 노래들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많이 듣고 좋아했었는데,
10월 초에 있었던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공연에 못 간 게 많이 아쉬울 뿐
내년엔 꼭 라이브로도 들어볼 예정.
하려고해고백 이렇게 붙여 써야 왠지 제 맛이고..
영문명도 gohaegoback 이라
묘하게 많은 생각을 남긴다.
그래 넌 안된다 말하겠지
그래 그렇겠지
되려 내가 바랬는지도 몰라
의자 위 널 앉히고 부터 baby
서로 느꼈었는데
난 다 알면서도 왜
빈 곳에 남아 널 기다리는지
하려고해 고백
난 니가 좋아
대답해줘 내게
난 니가 좋아
죠지(George) - 하려고해고백(gohaegoback)
바라봐줘요도 사실 빼놓기 힘들다.
이런 올드한 반주의 노래는 거의 듣지 않지만..
그래도 모든 가사들이 마음에 남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U8XHwiMOyWQ
그대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요
아마도 우린 끝없이 멀리 돌아만 왔죠
엊그제부터 또 생각이 나서
이제 더는 안될 것 같아 그대에게 말해요
아무런 의미 없는 일상에 들어와줘요
그대와 함께하고 싶은 게 참 많은걸요
익숙해질 즘 그댈 기다리는 게
왠지 마주칠 것만 같아 마음이 떨려요
I’m the one who found your love
그대 안에 내가 번져서
그간에 맘들이 모두 녹아내리면
내가 꿈꿔왔던 것처럼 그렇게 나를 바라봐줘요
죠지(George) - 바라봐줘요
2. 윤지영 - 언젠가 너와 나(feat.카더가든)
https://www.youtube.com/watch?v=CiTbFgyxyHY
윤지영이어서 좋았고,
카더가든이 함께 해서 더 좋았던 곡.
2018년의 연말정산 때처럼
요즘도 문득,
'문득'을 듣는 시간들이 있다.
언젠가 너와 나 중에 누굴 선택해야한다면
나는 너를 고르고 멀리 떠날래
그런 나를 이해해줄까
딱히 도망가는 건 아닌데
그냥 그런 나라고 기억해도 돼
사랑했던 건 다시 못보겠지만
차라리 이게 더 나을 거야
내 마음을 모두 다 말해 줄 순 없나 봐
오래 기억될 무얼 남겨줄게
윤지영 - 언젠가 너와 나(feat.카더가든)
“우리는 서로를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 단순하지만 어려운 이 질문에서 ‘언젠가 너와 나’는 시작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건 쉬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마음으로, 그 누군가를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바치고 포기하는 건 작은 마음을 가지고는 괴로운 일이죠. 윤지영은 노래에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만약에 너와 나 둘 중에 누군가 멈쳐 서야만 한다면, 나는 잡은 손을 놓고선 숨을래”
3.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https://www.youtube.com/watch?v=MYYXLw8jRD0
2008년, 내가 대학교 2학년 때 나온 앨범과
'아름다운 것' 이 노래를
나는 적어도 수천번 듣고,
수백 번 따라 불렀던 것 같은데
잘 알고 좋아한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때의 난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냥 너무 완성도 높은 앨범,
그리고 그 앨범 속의 타이틀 곡.
완벽한 서사라고 생각했을 뿐..
올해 초여름에도
그냥 멍하니 앉아
언니네 이발관을 듣던 때가 있었다.
특별한 이유도
크게 바라는 것도 없이
습관처럼 말이다.
그대의 익숙함이 항상 미쳐버릴 듯이 난 힘들어
당신은 내 귓가에 소근대길 멈추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때까지 난 기다려
그 어떤 말도 이젠 우릴 스쳐가
앞서간 나의 모습 뒤로 너는 미련 품고 서 있어
언젠가 내가 먼저 너의 맘 속에 들어가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지지 않을 거라 했지.
그랬던 내가 이젠 너를 잊어가.
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
넌 말이 없었지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슬픔이 나를 데려가 데려가
나는 너를 보고 서 있어 그 어떤 말도 내 귓가에
이젠 머물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 때까지만이라도
서로가 전부였던 그때로 돌아가
넌 믿지 않겠지만
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
난 나를 지켰지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동안의 진심 어디엔가 버려둔 채
사랑했었나요 살아 있나요 잊어버릴까 얼마만에
넌 말이 없는 나에게서 무엇을 더 바라는 가
슬픔이 나를 데려가 데려가
언니네 이발관 - 아름다운 것
그러니까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이 노래를 항상 곁에 두고도
슬픔이 나를 데려간다는 가사를,
그리고 왜 이 노래의 제목이 '아름다운 것'인지를
잘 알지 못했고
이석원 아저씨가 경험한 그 마음을 그대로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인데,
결국엔 노래의 가사대로
그동안의 진심을 어디엔가 버려둔 채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나를 지키는 순간이 와버리고 나서야
그제서야 조금은 알게 되었다.
`가장 보통의 존재`
이 앨범은 어느 날 자신이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섬뜩한 자각을 하게 된 어떤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눈부신 세상에서 홀로 보통의 존재가 되어버린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일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