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GHT LOG
어디선가 난 이렇게 잘 산다는 건 페이스 북으로 알리고 내가 이토록 전문적이라는 것은 블로그로 알린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딱 거기까지만 기술을 다루는 제 블로그는 딱 그 어디쯤에 있는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의 소소한 만들기는 비교적 계획대로 진행이 되곤 했는데 항상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사게 된 것은 저 카드형 칼 때문이었습니다. 0.8불이란 말도 안 되는 가격이 배송비 없이 배달이 될까 하는 호기심에서 였죠. 그러고는 국민 드론 Syma 사의 x12 마이크로 드론을 구입하고는 저도 쇼핑에 세계에 눈을 뜨고 말았습니다.
Syma x12는 정말 즐거운 드론입니다. 작지만 깨끗한 조종성과 속도는 사무실이며 거실 어디나 비행의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것도 시간이 흘러 배터리는 10초를 넘기지 못하게 되어 잊혔는데 제가 하는 일에 도통 관심이 없는 작은 아들이 이 작은 드론을 기억하고는 가지고 싶다고 합니다. 부활시키기 위해 새로 배터리를 주문해 보았지만 주문한 물건은 중국을 출발하여 싱가폴 어디쯤에서 영영 제 손에 돌아오지는 않았습니다.
Tiny Whoop 덕분에 넘치는 배터리를 쓰면 되겠다는 생각에 배터리 분리형으로 개조하는 프로젝트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판을 개조해 보니 잘 될 것 같아 보입니다. 이런 소형 드론이 내장형 배터리를 가지는 이유는 사실 수명 때문입니다. DC 브러시 모터는 정류자에 브러시 수명이 중요한데 연속으로 가동하면 마모가 더 빨리 일어나기 때문이죠. 그래서 모터를 식힐 수 있도록 충전 시간을 두면 더 길게 사용이 가능해 집니다.
때어낸 배터리는 빵빵하게 부풀어 있습니다. 아마 만충해 놓고 오래 보관했던 것이 원인이었던듯싶습니다. 완구형 드론은 배터리가 부족하면 자동으로 비행을 멈추는데 멈추는 전압이 3.7-3.8V로 보관하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그러니까 비행이 끝나면 다음 비행을 위해 바로 충전하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충전 커넥터를 때어 원래 배터리가 연결된 전선에 붙입니다. 이제 배터리를 탈 부착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전선이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확인을 위해 배터리를 연결하는 순간 하얀 연기가 기판 어디선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아빠! 나 준다던 작은 드론 어딨어?
"엉 불꽃과 함께 하늘나라에 있어"
"언제와?"
"미안하다 아들아.... 크흑"
이 모델은 On/Off 스위치가 있는데 Off 상태에서 배터리를 넣은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Off 상태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상태가 되는데 충전회로로 배터리의 과전류가 거꾸로 흘러버린 게 아닐까요. 좀 더 원인을 분석해 보자면 그것도 나름 재미있을 테지만 아들에게 불꽃으로 산화한 드론의 속 사정은 그다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듯해서 그만둡니다.
그래서 전설의 국민 드론 Syma X5C는 아들의 물건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사무실에 드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끔 완구형 드론을 날리곤 합니다. 사진은 새로 개발한 천장 꼽기 비행술입니다.
더 많은 드론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FPV미니드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php?bid=13584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