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GHT LOG
지난번 망가진 영상 송신 안테나가 또 부서졌습니다.
그런데 돈은 없습니다.
납땜한 곳이 충치 위에 아말감처럼 깨져 마음까지 시립니다.
이번엔 어떻게 비상 착륙을 했는지 클로버 안테나 잎 4개가 모두 아기들의 젖니처럼 흔들립니다.
돈이 없으니 집도에 들어갑니다. 사실 이런 고장은 납땜 만으로도 손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안테나 정말 고쳐진 건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안테나가 부러지거나 해도 어느 정도 영상 송신이 되기 때문인데 혹시 비행 중에 화면이 끊어지면 사고로 연결될 수 있으니 맘 편하게 새로 구입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네트워크 에널라이져로 안테나의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VSWR (voltage standing wave ratio) 값으로 안테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값은 송출파와 반사파의 비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장 이상적인 값은 이상적이게 1이고 그보다 커지면 특성이 나빠집니다. 어떤 용도로 쓰이는 안테나에 따라 다르겠지만 3이하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합니다.
위 그래프는 X축은 주파수, Y 축은 VSWR 값입니다. 망가진 안테나의 5.8GHz의 VSWR 값은 1.7입니다. 나쁘지 않은데 아마 납이 깨져도 어느 정도 붙어있기 때문인듯합니다. 손으로 만져 보면 값이 심하게 흔들립니다.
깨진 납을 제거하고 다시 붙여서 측정해 보았습니다. VSWR이 1.14까지 나옵니다. 이젠 믿고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위에 그래프를 보면 이 안테나는 다른 주파수에는 특성이 좋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딱 5.8GHz 대역에 맞추어 설계된 안테나입니다.
내친김에 다른 안테나도 살펴봅니다.
거의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다이폴 안테나입니다. VSWR은 1.64입니다.
VSWR은 1.57입니다. 이 안테나는 특이하게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도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럴 일이 있겠느냐만 급하면 조종기 안테나로도 쓸 수 있을법합니다.
아낀다고 안 쓰던 다른 Aomway 안테나입니다. 1.1 정도입니다. 수리한 것과 비교하면 잘 고쳐진듯합니다.
VSWR 값 만으로 좋은 안테나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VSWR은 어떤 주파수에 어떤 효율을 가지는지 보는 것이지 전파가 어떻게 방사되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내에서 날리는 마이크로급 드론에서는 클로버 안테나 보다 다이폴 안테나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이제 비상 착륙에서 안테나 파손은 조금 걱정을 덜어도 될 것 같아 삶의 묵직한 짐들 중 하나를 놓은 듯합니다.
(저도 안테나 쪽은 문외한입니다. 안테나 엔지니어 어깨 너머로 주워들은 것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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