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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Oh Apr 29. 2016

상투를 틀어쥐는자

돈없이는 볼 수 없는 남자들의 전쟁터, 승자는 누구인가

소셜커머스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두가지 얘기를 듣게 됩니다.

물론 소셜커머스를 대표하는 이야기는 아니니 가볍게 넘어가주세요.


1. 소셜커머스는 남자의 사업이다.

2. 소셜커머스는 결국 오픈마켓이 되려고 한다. 쿠팡을 봐라.


사실 이제서야 기사가 나오는 상황과는 달리, 쿠팡은 2014년 이후로 이미 전형적인 소셜커머스의 형태를 벗어나 오픈마켓 구조를 A/B테스트로 접목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유형상품 판매 비중과 직매입의 확대, 초창기 컬쳐/투어/지역별 티켓으로부터 패션/육아/식품으로의 중점 카테고리의 변화는, 어쩌면 아래의 이유로 자연스러운 변화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 지속성장은 스타트업의 핵심 목표인데,

2. 무형상품은 컨텐츠에 모든게 달려있는데다 맛집이나 소규모 자영업자의 퀄리티 컨트롤이 전혀 안되니 실망하는 고객들이 떨어져나가고,(맛집의 티켓을 사 가서 제시하면 아주머니가 양을 적게 주거나 대충 서빙하시는 경험은 아마 대다수 경험하셨을 겁니다.)

3. 고객의 실망을 타고 자연스럽게 업체도 피로가 쌓여 다시 티켓을 팔지 않고,

4. 상거래 솔루션을 가지고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일정 수준 유지될 수 있는, 혹은 직매입과 직배송을 통해서 컨트롤 가능한 "유형상품"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5. 단, 차별화를 위해 본인들의 태생인 "소셜", 즉 "큐레이션"을 통한 "딜" 형태의 판매방식을 통하여 좀 더 강력한 모객이 가능했을 거고, 투자금을 활용한 최저가 경쟁을 통해 단기간의 성장이 가능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지금 큐레이션은 모든 이커머스의 공통적인 역량이 되었고, 평준화가 되어있습니다.


제가 언젠가 업계에 계신 분들과 잠시 미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는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아마 2014년 봄 쯤이었던 것 같은데요,


"매장, 프로모션, 그리고 UX는 마음만 먹으면 서로 따라하게 되어있다. 결국 남아있는 것은 상품이고, 상품을 차별화 하는 것이 커머스의 핵심이 될 것이다."


지금의 이커머스는, 상품을 잡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11번가는 샤오미와 MOU를 체결했었죠. 현대홈쇼핑은 한섬과 손을 잡았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15년 4월 26일, 쿠팡은 이마트의 피코크를 판매하기로 합니다. 기저귀 싸움을 뒤로 하고 서로 시너지를 노린 이 기사는 소설을 써도 될 정도로 섬뜩한 시나리오였죠.



자, 이제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되었고, 어제 내가 칼을 꽂으려던 등은 오늘 올라타고 앞으로 달려나가야 하는, 마치 어제 이혼 직전까지 갔던 배우자와 오늘 부부 캠핑을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독점 혹은 최저가,

독점은 나홀로 물량소진의 이슈가 있다면,

최저가는 돈이 있어야만 가능한 싸움.

무엇 하나 내맘대로 할 수 없는 시장,


이커머스는, 더이상 새로울 수가 없는, 사업이 아닌 "장사"로 변모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품을 터치할 수도(가상환경은 아직 먼 얘기), 방문을 할 수도, 얼굴 보고 물어보거나 부탁을 할 수도 없는 e커머스 비즈니스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와중에 아마 많은 분들께서 이런 것도 보셨을 겁니다.


2016년 1분기 네이버 실적 @ 아시아 경제


영업수익이 문제가 아니구요,

영업이익입니다. 정확히는 영업이익률이 이슈죠. 전년 동기 대비 1.2%p 올라갔죠?

관련된 설명은 매출성장이 광고매출 27% 성장에 기인한다는 내용과 함께 들어가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당연히 영업이익으로 흘러갔겠죠. 이건 마치 홈쇼핑의 SO와도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져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쩌면 네이버쇼핑은 이미 한동안 성장 혹은 지속 유지 가능한 한 기반을 확보해 뒀다고 봅니다.


며칠 전 우리는 또한 유명한 SNS의 "봇" 얘기를 들었습니다.


참...그렇죠? 원래는 포털 혹은 SNS였던 업계가 이렇게 커머스로 움직이니 큰 변화가 된다는 건.

반면 소셜커머스의 적자설이야 모두 보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역시, 이커머스 시장에서 조용히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상투를 틀어쥐는자,

그것은 플랫폼입니다.


이제 우린, 그토록 핫한 시장이 왜 의외로 심심한 곳인지 바라보고,

진짜 핫한 곳이 어디고, 뜻뜨미지근하지만 오래 따뜻한 곳은 어딘지,

가까운 미래에 이커머스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그렇다고 정말 "봇"이 끝이 될 것인지,


궁극적인 질문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역학관계를 어떻게 자리잡아갈 것인지,"


다음시간에 좀 더 나눠서 풀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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