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ttpark Mar 17. 2023

평범함의 위대함

이토록 평범한 미래

오늘은 욕심을 내서 4km 정도를 뛰었다. 정현이 은정에게 말한 '세컨드 윈드'를 실험해보고 싶었다. 얼마 전부터 일주일에 서너 번 트레밀에서 뛴다. 보통은 3km 정도를 뛰고 5분 정도 걷다가 운동을 마무리하는데 오늘은 운동의 지속성을 유지하려는 마음을 시험하고 싶었다. 체력이 아직 모자란 지 힘에 부치긴 했지만 기분은 다른 날보다 좋았다. 내일은 5km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아니 우선 내일도 뛰도록 해보자!


.


가수 김현철은 '평범함의 위대함'이란 노래를 불렀다. 책을 읽으면서 그의 가사가 떠올랐다.


김현철 - 평범함의 위대함


.... 만질 수도 있는 곁에 / 행복은 거기 있다

아무렇지 않은 날에 / 아무렇지 않게 걸어

이런 날이 나는 좋다 / 평범함의 위대함

무리해서 앞서 걷지 않음 / 편한 음악 속의 한가로움

가끔씩은 숨을 돌려 / 오늘을 위로한다


막 사회에 나와 박봉에 야근까지 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을 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냥 많은 거 바라는 거 아니고, 주말엔 가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좋은 식당에 먹으러 가고, 계절 바뀔 때 옷 한 두 벌 살 수 있고, 휴가 때 멀리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해외로 여행 갈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차근히 준비해서 소박하게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삶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러면서 이 평범함을 갖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치열하고 고귀한 것인지 생각했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우리 외삼촌은..... 

평범함의 위대함! 


.


어느 계절이 좋으냐고 물으면 항상 하는 대답이 있다. 겨울이 좋은데, 겨울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이게 무슨 소리인지 싶겠지만, 추운 겨울이 되어야지만 스웨터를 입고, 난로 앞에 앉고, 핫팩을 주머니에 넣고 따뜻해서 좋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따뜻함은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란 이야기다. 이 책의 '작가의 말' 말미에 보면 이런 문장이 있다.


'어두운 시간'이 '빛으로 가득 찬 이 몸'을 만든다. 지금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이런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언젠가 우리의 삶이 될 것이다.


아마 김연수 작가의 이 소설집은 이런 이유로 쓰이게 된 것이라 생각했다. 작가는 가을이 좋다지만 나는 겨울이 제일 좋다.

작가의 이전글 익숙한 새벽 세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