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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17. 2020

관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떤 것

관계.


쉽게 뱉은 말과, 아무렇지 않게 한 행동에 종종 상처를 받곤 한다. 별거 아닌 일로 왜 그렇게 예민하게구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실은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고,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무심코 한 말과 행동이고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될 수 있겠지만 상대에게는 그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본인이 아무렇지 않고 가볍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고 해서 받아들이는 입장에 있는 상대 역시 그럴 것이라 당연시 여기는 것 자체가 이미 상대에게 무례를 범하는 것이다. 본인의 생각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굳이 뭘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냐고,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여태 당신의 나이만큼 살아오면서 상대방이 무심 코한, 혹은 홧김에 한, 생각 없이 한,

그런 말과 행동들에 단 한 번도 상처 받은 적이 없냐고. 그런 적이 없다고 하면 그건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는다. 난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앞으로 이 글을 읽고 잘 생각 해보길 바란다. 그런 사람이 대게는 무심코 다른 사람에게 무례를 범하기 쉬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 그것 자체가 이미 상대에게 무례를 범하는 일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아무렇지 않게 넘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하더라도 그런 일들이 하나씩 쌓이게 되면, 점점 마음의 벽이 생기고 그 어떤 이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작은 상처가 아물지 못한 채로 쌓인다는 게 상당히 무서운 일이다.


30년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외려 큰일보다는 작은 일이 쌓여서 관계를 무너뜨리는 경우를 더 많이 보고, 많이 겪은 것 같다. 큰일 한 번을 겪으면 내가 마음먹은 것에 따라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한 가지 일이라 결국은 무뎌지더라. 하지만 작은 일로 상처를 받은 경우에는 작은 일이라 말을 못 하고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까지 해가며 참고 마음에 담아두는 일을 반복하게 되고, 스스로를 다그치게 되면서 외려 더 덧나고 아물지도 못한 채로 상처를 덧씌워 결국 관계를 정리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생각한다. 또, 내가 친하면 친할수록 불편한 마음을 솔직히 털어내지 못해 쌓이는 경우가 더 많다. 


작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관계가 더 오래될수록, 더 가까울수록 이야기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때 쌓이는 마음이 아무리 단단하고 오래된 관계라고 하더라도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 만다. 당신이 무심코 한 말과 행동으로 상대가 불편해 보인다면, 뭐 이런 일로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이렇게 행동을 해서 불편했다면 미안하다고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관계의 유지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서로에게 무례하지 않는 선에서 가까워져야 하며 가까워졌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 그게 정말 누가 봐도 별일 아닌 일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누가 봐도 별일이 아닌 일이라면 상대가 별일 아닌데 뭐 하고 웃으면서 넘기는 것이지 본인이 판단하고 별일 아닌 걸로 그러냐는 이야기를 절대 하면 안 된다. 그 관계의 유지에 적어도 관심이 있다면 말이다.


당신이 무심코 한 작은 말과 행동으로 상대에게 쌓은 신뢰를 깎아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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