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여오는 그것들에 한참 잠식되었다.

그럼에도 다시 봄은 올 테니까.

by maudie


오랜만에 함께한 시간이라 잔뜩 설렜었는데, 봄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그곳의 분위기와 온도를 느끼기도 전에 아픈 이야기들을 만나 결국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고야 말았다. 세상에 모든 사랑들이 그저 반짝이기만 할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현실이라는 벽이 너무도 높아서 그저 불편한 일일 뿐 아니라, 내내 부딪혀 아플 것이라는 것을.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테지만, 아쉽게도 이미 경험해 알고 있었던 터라, 무어라 말은 못 하고 매여오는 그것들에 한참 잠식되었다. 마음에 무겁게 담아온 이야기들 탓이었는지 오랜만에 외출을 한 탓인지. 잔뜩 열이 오른 몸뚱이를 뜨뜻하게 지지고 누워, 나는 한번 더 그것들에 의해 돌아온 과거에 잠식되었다. 도무지 잊히지 않고 선명한 그것들이 눈앞에 아른거리면 목이 매이고, 눈에 들어찬 구슬들이 다시금 후두둑. 그렇게 나는 꿈이 아니나 꿈이길 바라는 꿈을 꾼다. 얼른 다시 햇살이 비추길 간절히 바라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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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봄은 언제고 다시 올 테니. 꿈에서도 벗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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