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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18. 2020

져 버린 초승달

키가 큰 당신의 눈


가로등 등불 아래서의 우리를 기억하나요.
나를 내려다보던, 나를 보고 웃어주던.
초승달이 되어버린 당신의 반짝이던 두 눈.
얼마나 눈부시게 예뻤던지요.
괜히 슬쩍 뒤꿈치를 들어 키가 큰 당신의 눈을
더 가까이 보려 얼마나 애썼던지요.
당신은 이미 잊었겠지요.
이젠 아무리 가로등 등불이 밝게 비추어도,
그저 내겐 어둡고 쓸쓸하기만 하네요.
나를 향해 웃어주던 초승달이 져버려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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