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한 문장을 써놓고 괘씸하게도 기대해본다.
지난 4월에 인스타그램 광고로 우연히 알게 된 오뚜기 푸드에세이 공모전에 참가했다. 비루 날짜는 공모전 참가의 마감일자는 고작 며칠을 앞둔 상태였고, 공모전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검색을 해보니 이미 공모전이 시작하자마자 참가자가 엄청나게 밀려드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세상과의 소통이라고는 인스타그램이 전부인 내가 그런 소식을 빨리 접할 리 없었고, 아쉽지만 나는 거의 마지막 주자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다. 푸드에세이라는 주제를 보고 아, 이거는 한번 도전해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저 없이 바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사실 다듬는 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던 터라, 날 것 그대로 브런치에서처럼 글을 썼다. 정말 어쩌면 이렇게 성의가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날 것 그대로였다. 물론, 이런 나의 문장들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도 있는 거지.
공모전을 참가하기 위해 이것저것 꼼꼼히 재고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우선 나는 글을 써서 내는 것에 급급했기에 바로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글부터 쓰기 시작했다. 나중에 제출하고 나서야 안내사항을 읽었을 정도로 정말 마음이 급했다. 사실 공모전이라는 것에 도전을 해본 일이 없다 보니 그냥 마음만 급했던 것 같다. 내 이야기가 심사위원의 마음에 들리 없지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도전을 했다. 사실, 당첨될 리 없다고 생각하고 글을 썼다고 해야 맞겠다. 도전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내 이야기를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야기를 다 써서 제출하고 읽은 안내사항에 등단을 하거나 다른 곳에 썼던 이야기를 다시 쓰는 것과 같은 것, 혹은 아마추어가 아닌 자의 글이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가지고 오는 것 모두 자격이 없었다. 정말 쉽게 말하면 작가로 등록되지 않은 아마추어들의 장이라는 것이었다. 조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보이자마자 나의 기대는 급등했다.
사실 글을 잘 쓰지 못한다. 내 글에 대한 자신도 솔직한 말로 없는 편이다. 다만 그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았고,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공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매우 만족하는 중이다. 물론 팔리는 글을 쓰고 싶다는 게 최종 목표이긴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크게 없는 것 같다. 누군가의 공감을 얻고 이야기를 읽어주는 이가 늘어나면 언젠가는 나도 소비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지 않을 까라는 생각을 할 뿐. 대단한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해진 주제에 국한되어 틀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아니기에. 그래서 사실 나의 문장에 대한 자신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모에 도전을 하면서 조금 기대를 하게 된 것이다. 아마추어들의 글을 공모하는 것에도 조금 자신을 얻었지만, 이 글을 며칠 전 친구에게 보여주고 난 뒤에 조금 더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 친구가 객관성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므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내 글에 대한 무한한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라 그런지 조금 안심이 되었다.
푸드에세이라는 주제를 알자마자 써야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 할머니를 뵈러 갔을 때 있었던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살아온 모든 애틋한 음식의 중심이 할머니의 칼국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야기.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꼭 손으로 밀어주던 칼국수가 있었다. 할머니는 지금도 나만 보면 그 칼국수를 지금은 해주지 못한다는 그 아쉬움을 반복해서 이야기를 하시고 눈물을 보이실 정도로. 어쩌다 할머니와 통화를 해도 할머니는 또 칼국수 얘기만 하신다. 무뚝뚝한 자녀들과 손주들 중에 거진 유일하게 할머니께 살가웠던 터라 할머니의 애정이 남달랐는지도 모르겠다. 할머니의 그 칼국수를 핑계로 할머니께 부러 응석 부리 기도 했으니까. 할머니는 그래서 나만 보면 칼국수를 늘 해주고 싶어 하셨다. 할머니의 건강이 점점 더 안 좋아지고, 할머니가 더 이상 손칼국수를 만들어주시지 못하게 된 그 순간부터 할머니는 내게 매번 미안해하셨다.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그 글을 쓰기 바로 며칠 전의 이야기였으므로 막힘없이 썼던 것 같다. 다만 이야기를 하는 내내 너무 많이 울었다는 것만 빼면. 고작 두세 장을 썼는데, 그걸 쓰는 내내 엉엉 울었던 것 같다.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지만, 다시 읽어도 눈물이 나더라. 며칠 전 친구에게 공모전에 제출했던 글을 한번 읽어봐 달라고 보냈을 때, 친구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고 했다. 물론, 그 친구는 나를 잘 아는 친구고, 내가 어떤 일들을 겪은 지 생생하게 다 알고 있는 친구여서 더 그랬을 듯하다. 하지만, 그 말에 나는 조금 기대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을 잊고 지냈던 것 같은데, 막상 또 친구에게 우연히 그 글을 보여주고 발표일이 다가오자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비루한 문장을 써놓고 괘씸하게도 기대를 하고 있는 꼴이지만, 기대하는 건 나쁜 게 아니니깐. 그래도 기왕이면 1등 하고 싶다. 마음속으로 욕심을 부려본다. 물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겠지만. 어쨌든 그 이야기를 여기에다 옮겨 담아 뒀는데, 얼른 이 이야기를 많은 분들께 보여주고 싶다. 이 이야기를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에 대해 듣고 싶어 졌다. 작은 도전이지만, 도전만으로도 가치가 있으니까. 그리고 그 이야기 역시도 나의 이야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