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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Nov 19. 2020

보잘것없는 이야기

작은 감동

보잘것없는 글솜씨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써둔 것들도 있고, 그때그때마다 드는 생각을 정리 없이 그냥,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써내려 갔다. 그러다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여기저기 써 놓은 글들로 도전을 하게 되었다. 글솜씨가 없어 당연히 안될 줄 알았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운이 좋게도 한 번에 통과되었다. 그렇게 써두었던 글들을 옮겨 담기도 하고 새로운 글을 쓰기도 했다. 새로 글을 써보려니 잘 안 되는 것 같아 고민이 많았다.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조금 걱정되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무겁고, 재미없고, 우울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지루할 듯한 이야기. 물론 내 글을 읽고,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사실 그 글들을 뱉어냄으로써 나에게서 털어내려고 한 것도 있다. 여러 가지 의미로 글을 쓰는 것은 내게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인스타그램으로 짧은 글들을 쓰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는 동생에게 받은 사진 한 장. 이렇게 내 글이 마음에 닿았다고 전해준 그 말이, 너무 설레고 감사했다. 조금 더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도록.






내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이 우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쓸데없는 걱정부터 정말 많은 생각. 그중에서도 경험에 의한 것들이 참 많을 것 같다. 살아온 환경 때문이기도 하겠지. 어쨌든 30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오면서 완성된 지금의 나에게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살아있겠지. 우스운 이야기도 있을 거고, 우울한 이야기도 있을 거다. 생각보다 글을 쓰면서 느낀 건데, 나는 영화에서 볼 법한, 혹은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들을 참 많이 겪은 것 같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도 다 사람 사는 얘기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쉽게 겪지 못했을 일들을 참 많이도 겪은 것 같다. 여자로, 딸로 살아오면서 참 많은 부정을 겪었고, 덕분인지 때문인지 모를 생각들을 하고 살아왔다. 내 이야기가 어디까지 공감이 되고 어디까지 마음을 울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로 위로를 얻는다면, 혹은 생각을 다르게 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글은 가치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풀어질지는 사실 나 스스로도 감이 오지 않는다. 지금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를 풀어내긴 하겠지. 솜씨 없는 이야기에도 작은 울림이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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