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불린다는 것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ㅡ".

by maudie

이름이 불린다는 것. 우리는 누군가의 "ㅡ"다. 어떤 이름이 되었다가,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가. 우리는 그렇게 나를 불러주는 이에 따라, 때마다 이름이 달라진다. 나는 매번 불릴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된다. 불러주는 이가 없다면, 나는 무엇도 될 수 없다. 이름이란 그런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불리는 것. 그리고 불려야만 무엇이 되는 것. 나를 "ㅡ"라고, 무엇이라 불러주는 이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새벽이다. 적어도 그 사람에게만큼은 내가 존재하고, 또 그 사람에게만큼은 무엇일 수 있을 테니까. 누구에게 무엇으로 불린다는 것은 존재를 인정받는, 거의 유일한 것이라 생각한다. 불리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일 테니까.


그러니까 나는 누군가의 누구이고 싶다, 무엇이고 싶다. 누구로 불리고 싶다.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 아니라,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고 싶다. 잊히지 않는 이름이 각인되는 것, 그것. 이름이 불리는 것, 그것. 세상에 존재하는 것. 이름이 불리고 누군가의 누구가 되고, 무엇이 되고, 비로소 제대로 존재하는 것. 그렇게 늘 누군가에게 불리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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