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프리지아

선명한 그리움

by maudie

평생 내 옆에서 괴롭히겠다던 사람. 크리스마스 이틀 전 처음 만났던 사람.

그래서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원래도 짙었던 그리움이 몇백 배는 짙어지게 하는 사람. 넘어질까 풀어진 운동화 끈을 꼭 묶어주던 사람. 풀어진 운동화 끈을 묶어주는 걸로 내 여자 친구는 사랑받는 사람이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던 사람. 다칠까 꼭 손 잡아주던 사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웃어주던 사람.


나는 그 사람을 지울 수 있을까.


몇 년이 지나오는 동안 변함없이 그리워했던 사람. 그리고 내 간절한 마음이 닿기를 바랐던 사람. 그 간절함이 닿은 것인지, 그냥 빈 마음에, 그저 궁금한 마음에 스치듯 지나가 버린 건지 나를 헷갈리게 하는 사람.


나는 그 사람을 잊을 수 있을까.


프리지아를 좋아한다는 말에 추운 겨울 꽃집이 모두 문을 닫은 시간에 한아름 예쁘게 핀 프리지아를 구하려 홍대부터 합정까지 뛰어다녔다는 사람을. 꽃을 좋아하는 내가 걸음을 멈출 때마다 내 손에 꽃을 쥐어준 사람을.


시간이 나를 그저 스쳐가 버렸다.

그리움을 곁에 남겨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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