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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Feb 26. 2022

파도

굵은 파도에 던진 몸은, 그 기세가 우스울 만큼 세차게 고꾸라질 테지. 파도 앞에서 아무리 단단한 척을 해봐야 저기 저 모래가 되어버린 조개껍질처럼 철저히 갈릴 테지. 이길 수 없는 것을 꿈꾸지 말고, 받아들이고 피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파도는 늘 우리에게 그렇게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그 나약하고 알량한 자존심에 다시 또 스스로를 던진다. 더 이상 얼마나 더 고와지려고, 더 이상 얼마나 더 비참해지려고. 결국 우리는 저 파도를 이길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단단한 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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