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만 되면 나는 고장이 난다. 몇 년째.
그리고선 잔뜩 산타에게 감사했다가 또 잔뜩 산타를 원망하곤 했다. 여전히 산타를 원망할 것 같은 크리스마스가 지겹게 또 나를 찾아온다. 안다. 크리스마스도 산타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 탓을 하려거든 그냥 그저 크리스마스만 되면 나를 고장 내 버리는, 어쩌면 나를 가장 행복하게 했었던, 그리고 여전히 어떤 결론도 지을 수 없는. 그 사람 탓을 해야 한다는 것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선물이었던 사람은 얄궂게도 여전히 그 시간의 나에겐 선물이라는 것도. 그때의 내가 받지 말았어야 했던 선물일지도 모르겠다는 것도. 물론, 그때의 나는 절대 알지 못할 일이었겠지만. 행복에 젖게 했던 선물이 눈물에 젖게 할 줄 그때 내가 알리는 없었을 일이니까. 그래도 다행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그래도 조금은 후련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어서. 여전히 고장나버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