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쉽게 웃어 보이는 일은 없을 거라고. 그리고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쥐고 있던 마음을 꺼내 보일 일은 없을 거라고.
나는 실패한 과거가 있다. 둥글었던 마음이 다치고 다쳐 잔뜩 모가 나고, 어느 한 곳도 둥글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실패한 마음이 날카로워질수록 그것을 더 세게 쥐고, 그 마음에 다치는 스스로를 그냥 내버려 뒀다. 그리고 다시는 그 과정을 겪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어쩌면 맞는 것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만큼의 시간이. 상처는 점점 아물어 가는 듯하고, 나는 다시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이따금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이미 안다. 누구에게도 이 모난 마음을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어차피 언젠가 들키고 말 일이라면, 처음부터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 나를 보호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다시 같은 이유로 다치지 않기 위해 나는 다친 나를 가장 앞에 두기로 했다.
잔뜩 모나고 뾰족한 나를 앞에 두고 가장 먼저 그런 나를 보고도, 지나치지 않을 사람이라면, 나도 다시 다칠 걸 알더라도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