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우리

by maudie

철 지난 글자들을 모아 당신에게 전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요. 내가 모아둔 철 지난 마음들도 모아 당신에게 함께 전할래요. 그럴 수 있다면 나 그렇게 할래요. 전하지 못했던 수많은 글자 위에 덮은 마음을 여전히 쥐고서 나는 그 자리에 홀로 계절을 지나가지 못한 채로 남아 있어요. 전하지 못한 안부들이 많아 잃어버리지 않으려, 잊어버리지 않으려 고집을 피운 탓일까요. 당신은 이미 저만치 멀리 지나는 계절을 따라 사라지고 난 후예요. 어떻게 한들 닿지 않을 걸 알아요. 그래서 모아둔 글자를 써 어디로든 보내요. 언젠가, 그 언젠가 당신에게 이 모든 것들이 가 닿기를 기도하며 쓸모가 없어져 버린 빈 마음에 지난 우리의 계절을 담아 보내요. 이제는 나도 따라 지나갈 수 있도록이요. 꼭 쥐었던 마음을 글자에 담아 흘려보내면 나도 당신처럼 지나는 계절에 아쉬움 없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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