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오래 불었다. 살랑바람인 줄 알았던 기분 좋았던 그 여리다 느낀 그것은 알고 보니 돌이키기 어려운 쓰나미 같은 것들을 함께 가지고 왔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에 밀려 오래 앓았다. 바람이 불어 뺨을 스치는 기분 좋은 설렘 같은 것은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쓰나미를 일으킨 그 무서운 바람은 마음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러고도 왜 난 그 처음의 그 바람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래 앓았고 여전히 잔해들에 갇혀 오가지 못하는 마음을 두고 미련스럽게도 그 바람을 그리워하는 모습이라니 스스로가 어이없다. 어이없다기보다 가엾다. 언제쯤에나 쑥대밭이 되어버린 마음을 정리하고 살랑바람을 그리워하던 마음을 멈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