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에 따라 글이 잘 써지다가도 또 날에 따라 글이 잘 안 써지기도 합니다. 기분이, 감정이, 글을 뱉어내기도 하고, 또 글을 뱉는 일을 하지 못하게도 합니다. 그럴 때는 산책을 하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조용한 카페를 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정 생각이 나질 않을 때에는 찍어둔 사진들을 가만히 보고 있습니다. 핸드폰에 가득 담긴 시간의 흔적들을 따라, 장면들을 따라 여행을 합니다. 그러고 나면 종종 그 사진으로 뱉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기분도 감정도 아니라 장면만으로 뱉는 문장, 단어. 신기하게도 그런 글은 대게 조금 무겁습니다. 원래 나라는 사람 자체가 조금 무거운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볍고 발랄하고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장들이 저에겐 누구보다 예쁩니다. 내가 뱉은 문장들 이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장면을 따라 떠오른 그것들이 그 장면을 만나지 않았으면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도 가끔은 그 장면들을 보는 것마저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만나지 못할 때 드는 우울이 제게는 진짜 우울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때문이겠지요.
기분과 감정이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글을 쓸 때에 기분과 감정을 아주 도려내고는 쓸 수 있는 것이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것들로만 뱉어지는 문장들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문장을 뱉다 보면 많은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또 많은 응원을 받기도 하지요. 제가 뱉는 문장과 저는 캐릭터가 조금 다릅니다. 깊은 오해들은 제 글이 공감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겠다 하니 오해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해도 역시 관심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