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가 함께 할 수 없는 수만 가지 이유는 너의 마음에 더 이상 내 자리가 없다는 것 그것 하나. 헤어짐의 이유라는 것은 그걸 가리기 위해 만들어진 하찮은 핑계들 뿐이라는 것.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 핑계들을 가만히 듣고 있는 나. 너의 마음에 내 자리가 없어서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마음에 굳이 그것들을 들으며 나를 차분히 달래 본다.
넌 결코 네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난 그저 하찮기만 한 그 핑계들로 가린 너의 마음을 모른 척하기 위해 수만 가지 이유를 굳이 듣고 있었던 거다. 결국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다 알면서 끝끝내 모르는 척을 한다. 그리고 돌아서는 내내 각자의 틀에 우리가 함께 하지 않을 이유와 핑계를 맞춰놓겠지. 그냥 넌 너의 마음에 내 자릴 없앤 거고, 나는 그걸 모르는 척 수만 가지 핑계를 받아들이는 거고. 그래 우린 그렇게 우리라는 이름을 버리고 각자의 이유와 핑계를 가지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겠지.
아이러니하게도 그 핑계들이 존재해야만 서로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덜 다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우리는 그렇게 핑계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를 하고 서로를 위해 더 이상의 낭비 없이 눈을 감는다.
부디 다음 사람에게는 솔직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