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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Feb 05. 2023

나의 신

삶이 조금만 고되고 아주 조금만 힘이 들면, 어린아이 어리광 부리듯 철없는 투정을 부리고 모진 세상이 두려우면 기대 숨기도 하는 곳. 작고 약한 얇디얇은 바람에도 들썩이는 좁고 작은 등. 그 뒤에 나. 이제는 도리어 지켜주어야 마땅한 나의 신, 나의 엄마. 아직도 어리광밖에 부릴 줄을 모르는 약해빠진 어른이 된 나는, 마음의 성장이 멈춘 채로 이제는 나보다 더 작아진 그의 등 뒤에 여전히 어린 그대로 기대 서있다. 작고 약한 두 어깨 위에 얹어진, 사는 내내 짊어진, 어쩌면 그녀의 생에 가장 무거운 짐이었을 내가, 그 위에 버티고 있는 만큼 더 작아진 나의 신, 나의 엄마.


미안해 아직도 여전히 어리광 부리는 몸집만 커진 내가. 아직도 품에 버티고 있는 내가.


보고싶어, 나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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