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글을 쓰지 않고. 아프고, 아프지 않고. 행복하고, 행복하지 않고. 긴 시간이 흘렀다. 좋아하는 것들을 잃고, 좋아하는 것들을 얻으면서. 인생에 한 번뿐인 것이라 믿었던 수많은 순간들이 돌아보면 그게 다는 아니었다. 내게 남은 수많은 일기는 결국 오래된 서가에 꽂혀 잊혀갔고, 지나치듯 흘려보낼 줄 알았던 한 일기는 울고 웃는 통에 페이지마다 젖었다 마른 흔적들이 가득한 채로 다음 페이지 또 그다음 페이지가 이어졌다. 이야기가 길어지고 당신의 틈에 들어가려고 했던 소녀는 여전히 머물고 있었다. 샘이 가득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결론을 바꾸려 들었지만, 이야기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 바보 같은 짓을 반복하고 울고 웃으며 다시 다음 페이지를 쓸 준비를 한다. 그렇게 당신은 내 글의 뮤즈가 되었다. 아무래도 부족함 가득한 머저리 같은 일기는 긴 소설이 되어줄 모양이다. 이야기가 꼭 시리즈를 반복하고 반복해 머리가 완전히 하얗게 될 때쯤, 그때쯤 해피엔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