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udie Dec 07. 2023

포모(FOMO)와 디깅(Digging) 사이

UX 라이팅, 놓칠까봐 불안했나 vs. 즐기면서 파고들었나


잉어빵 3개 2,000원


"왜 이렇게 비싸요?"

손님의 볼멘 투정에 잉어빵을 파는 꼬부랑 할머니는 이렇게 써 붙였다.

명확한 입장 표명은 물론 그 근거가 뚜렷하다



하나라도 놓칠까 봐 전전긍긍하거나
마냥 좋아서 즐겁게 파고들거나



붕어빵 할머니가 쓴 글에 나를 투영해 봤다.


나는 과연 명품 잉어에 버금가는,
다른 붕어빵(=UX라이터)과 차별화된
UX라이터일까?



UX Writing Study를 작성한 지 어느덧 2년째다. 다음 해에는 어떻게 UX Writing Study 콘텐츠를 가져갈지 고민하면서 지난 2년을 돌아봤다. UX라이팅 분야를 즐겁게 디깅했다고 믿고 싶지만, 한편으론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불안 증후군 / 고립공포감)에 가깝게 UX라이팅 분야를 공부했던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를 놓치고 싶지 않아 전전긍긍했달까. 나만 모를까 봐, 모르면 바보가 될까 봐, 뒤처질까 봐, 뭘 좀 아는 척하고 싶어서, 있어 보이려고 핫한 키워드나 전문용어를 먹어 치우기에 급급했던 것도 같다. 물론 이 또한 좋아서 한 일이지만, 세상의 속도에 발맞추다 보니 내 속도를 잃어버린 건 아니었을까. 숙성은커녕 소화하지 못한 것도 분명 있었으리라.


포모가 아니라 즐겁게 디깅할 수 있는

공부를 하자!


UX라이팅을 좀 더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공부다운 공부를 하고 싶다. 포모 때문이 아니라 즐겁게 디깅할 수 있는 공부. 남들이 했던 말을 주워 담아 마치 원래부터 내 것인 양 말하는 게 아니라 애써 공부한 것들을 '내 것', '내 생각'으로 만드는 진짜 공부를 해야겠다. 나 글ㅇ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아름답고 정연하게 하는 일. 또는 그런 기술

그래서 궁극에는? 명품 잉어가 되고 싶다. 3개 2천 원이 비싼 게 아니라 응당한 값어치로 인정받는 명품 잉어가 되고 싶다. 내년에는 내 수사(修辭, 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아름답고 정연하게 하는 일. 또는 그런 기술)의 가치를 더 키우고, 언젠가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난다 해도 '업'으로서 홀로 설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을 채우는 데 오롯이 집중하고 싶다.






공부를 안 하고 생각만 하면 남들이 했던 말만 한다. - 송길영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글이 참 좋다고 말해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