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라이팅, 놓칠까봐 불안했나 vs. 즐기면서 파고들었나
"왜 이렇게 비싸요?"
손님의 볼멘 투정에 잉어빵을 파는 꼬부랑 할머니는 이렇게 써 붙였다.
하나라도 놓칠까 봐 전전긍긍하거나
마냥 좋아서 즐겁게 파고들거나
붕어빵 할머니가 쓴 글에 나를 투영해 봤다.
나는 과연 명품 잉어에 버금가는,
다른 붕어빵(=UX라이터)과 차별화된
UX라이터일까?
UX Writing Study를 작성한 지 어느덧 2년째다. 다음 해에는 어떻게 UX Writing Study 콘텐츠를 가져갈지 고민하면서 지난 2년을 돌아봤다. UX라이팅 분야를 즐겁게 디깅했다고 믿고 싶지만, 한편으론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불안 증후군 / 고립공포감)에 가깝게 UX라이팅 분야를 공부했던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를 놓치고 싶지 않아 전전긍긍했달까. 나만 모를까 봐, 모르면 바보가 될까 봐, 뒤처질까 봐, 뭘 좀 아는 척하고 싶어서, 있어 보이려고 핫한 키워드나 전문용어를 먹어 치우기에 급급했던 것도 같다. 물론 이 또한 좋아서 한 일이지만, 세상의 속도에 발맞추다 보니 내 속도를 잃어버린 건 아니었을까. 숙성은커녕 소화하지 못한 것도 분명 있었으리라.
UX라이팅을 좀 더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공부다운 공부를 하고 싶다. 포모 때문이 아니라 즐겁게 디깅할 수 있는 공부. 남들이 했던 말을 주워 담아 마치 원래부터 내 것인 양 말하는 게 아니라 애써 공부한 것들을 '내 것', '내 생각'으로 만드는 진짜 공부를 해야겠다. 나 글ㅇ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아름답고 정연하게 하는 일. 또는 그런 기술
그래서 궁극에는? 명품 잉어가 되고 싶다. 3개 2천 원이 비싼 게 아니라 응당한 값어치로 인정받는 명품 잉어가 되고 싶다. 내년에는 내 수사(修辭, 말이나 글을 다듬고 꾸며서 보다 아름답고 정연하게 하는 일. 또는 그런 기술)의 가치를 더 키우고, 언젠가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난다 해도 '업'으로서 홀로 설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을 채우는 데 오롯이 집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