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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Dec 22. 2022

사진구도 아이디어에서 본 글쓰기 인사이트



UX Writing에 정답은 없어요.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뿐



「사진구도 아이디어 100」을 보다가 문득 UX Writing과 매우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 몇 자 끄집어냈다.






[사진구도 Tip 1] 사진에는 원칙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원칙이다.

지금까지 나는 수평을 맞추는 것이 사진의 기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수평선이 기울어진 사진에서 역동적인 무엇을 느끼고부터는 '기본'을 깨트릴 줄 아는 작은 용기가 생겼다. 사진이 담고 있는 주제, 분위기, 느낌을 고려해서 수평선의 기울기를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이 생기면 사진의 완성도가 달라진다고 하니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날 계기가 생긴 기분이다.


글쓴이의 관점, 개성, 문체 이 세 가지에는 원칙이 없다는 게 유일한 원칙이다

글은 사진과 그림만큼이나 자유롭다. 하나의 주제를 바라보는 수많은 관점과 시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글에도 여러 장르가 있다. 장르마다 그 특성은 뚜렷하지만, 글쓴이에 따라 개성이 담긴다. 설령 그게 기울어진 수평선이라도 작가 고유의 스타일이 녹아든 글은 그만의 문체가 빛을 내기 마련이다. 글쓴이가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살아온 배경의 영향 등), 글쓴이의 개성, 글쓴이의 문체 이 세 가지에는 원칙이 없다는 게 유일한 원칙이다. UX Writing에도 기본은 있지만, 원칙은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정답은 없지만, 더 나은 대안은 있다. 분야, 주제, 뉘앙스, 방향성에 따라 더 나은 대안만 있을 뿐이다.



글은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을 위해 쓴다



[사진구도 Tip 2] 사람은 본능적으로 무질서보다 질서를 선호한다.

잔잔한 호수에 비친 피사체의 모습이 대칭구도를 이룬다. 가운데 한 점을 중심으로 좌우 또는 상하 대칭을 이룬 사진 구도를 보면 데칼코마니와 같은 모습에 절로 눈길이 간다. 개인적으로 질서정연한 구도를 보면 안정된다. 규칙적인 패턴을 좋아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무질서보다 질서를 선호한다니 질서가 전하는 극도의 평온함과 팽팽한 긴장감은 사진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다.


한 번에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은 질서정연하다.

글도 질서정연한 글이 더 잘 읽힌다. 제아무리 개성이 짙다 해도 글은 결국 읽혀야 하니까. 한 번에 읽고, 이해하기 쉬운 글은 질서정연하다. 힙합처럼 라임을 넣거나 시처럼 운율을 넣어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군더더기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말 맛'이 있다.  UX Writing을 할 때도 질서가 있다. 일관된 보이스 앤 톤을 유지하는 것도 질서고, 한눈에 쏙 읽히도록 쓴 글과 이를 담은 UX design도 규칙적인 패턴을 담고 있다. 주어와 술어 사이가 너무 길어 글을 읽다 길을 잃지 않도록 글을 쓰는 것도 질서의 한 모습이다. 한편 조사나 접속사를 잘못 써서 어딘가 어색한 문장을 쓰는 건 질서를 깨는 행위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처럼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것도 글의 짜임새(글의 흐름이 꼬여 있지는 않은지, 문장의 배열은 괜찮은지 등)가 이상한 것도 질서를 깨는 행위다.



읽는 사람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수식어를 신경 써서 배치해야 한다



[사진구도 Tip 3] 프레임 속에는 하나의 이야기만 담겨야 한다.

사람들이 사진을 보는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짧은 시간에 하나의 이야기라도 제대로 전달하려면 구도가 단순해야 한다. 할많하않식 태도가 필요하다. 사진 속에 너무 많은 모습을 담으려 하면 결국 아무것도 담지 못한다. 기억하자. 구도의 핵심은 간결함이다.


한 문장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는다

'한 문장엔 하나의 메시지만 담는다' 글쓰기 대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말도 하다 보면 많아지고, 글도 쓰다 보면 길어진다. 더 구체화하려다가 길어지고, 부연설명하려다가 길어지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길어지고, 뭘 말하려는지 몰라 길어지고- 글이 길어지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UX Writing에서도 간결함이 핵심이다. 간결하면서도 핵심만을 전달해야 한다. 그게 어렵다. 알려줄 건 너무 많은데 공간이 없으니까 간결하게 써야 한다. 마케팅 메시지에서도 '제곧내(제목이 곧 내용)' 방식이 환영받는다. 사용자는 아무 글이나 '정독'하지 않으므로 용건만 간단히 써야 한다. 글자 수의 제약도 한 문장에 하나의 메시지만 담아야 하는 이유다.



글의 주제를 꼭 전달하고 싶다는 열정이 필요하다



[사진구도 Tip 4] 버리면 버릴수록 더 많이 드러나는 것이 사진이다.

초보 사진가들이 구도를 잡을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게 '빼는 일'이란다. 좁은 프레임 속에 많은 이야기를 넣으려고 하면 시선은 분산되기 마련이다. 사진을 찍을 때도 프레임 속에 무엇을 담을지 선택해야 한다. 버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더 선명히 드러낼 수 있으니까.


잘 쓴 글은 결국 잘 다듬은 글이다.

퇴고야 말로 글쓰기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A4 10장짜리 글을 5장으로 줄이고, 5장을 다시 2장으로 줄이고, 2장을 1장으로, 1장을 반 페이지로, 반 페이지를 5줄로, 5줄을 1줄로 줄여나가는 과정을 경험해 보면 어느 지점에서 무엇을 줄여야 하는지 감을 기를 수 있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퇴고가 단순히 '줄이는' 게 전부인 행위는 아니란 점이다. 퇴고의 전 과정에서는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또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보여주지 않을지 내용을 편집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UX Writing에서도 퇴고는 중요하다. 철저하게 유저의 입장에서 글을 써야 하는데 때로는 이게 잘 되지 않는다. '생략해도 되겠지'하고 생각했다간 현타가 온다. 읽는 사람의 이해력이나 독해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퇴고는 잘못 쓴 글의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웹/앱에서의 글은 해당 글이 놓이는 위치에 따라 연출력도 필요하다. 어떻게 보일 것인가? 흐름이 자연스러운가? 유저의 흥미를 돋울 만한 내용이 먼저 보이는가? 등등 생각할 거리가 많다.


글을 압축하는 것은 분량을 줄이는 단순 작업이 아니다. 여러 페이지의 글을 한 장으로, 한 장을 한 문단으로 요약하려면 선택하고 버려야 한다. 자신이 전해야 하는 알맹이만 남기고 나머지는 생략해야 한다. 그리고 핵심을 간결하게 글에 담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고력과 글쓰기 역량이 동시에 길러진다. 출처: <일하는 문장들>



글쓰기에서 '연출력'은 중요한 기술이다



[사진구도 Tip 5] 고민이 깊을수록 사진은 좋아진다.

아무리 훌륭한 사진가도 한 번에 완벽한 구도로 사진을 찍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때로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고, 다양한 시도를 거듭한 끝에 원하는 구도를 만난다고 한다.


결국 정성은 누군가 알아본다. 최소한 글쓴이 자신은 안다.

브런치 작가들은 '글에 진심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에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이랄까. 그만큼 한 주제마다 깊은 고민의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한다.(나 역시도 그렇게 쓰기 위해 노력한다.) 우연히 대충 쓴 글이 하루아침에 많은 관심을 받는 글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없이 많은 고민의 단계를 거쳐 글을 완성한다. 결국 정성은 누군가 알아본다. 최소한 글쓴이 자신은 안다.

UX Writing을 할 때도 고민을 거듭할수록 더 나은 대안을 끄집어낼 수 있다. '느낌'가는 대로 쓰는 게 아니라 화면설계서 상의 앞뒤 상황을 분석하고, 가상의 유저가 되어 보면서 고민의 고민을 거듭할수록 정답에 가까운 글을 쓸 수 있다.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경험이 쌓여 실력이 되는 법이니까. 나도 빨리 그 경지에 이르고 싶다.


경험이 쌓이면 자신감도 생긴다



[사진구도 Tip 6] 설명하지 않고 표현하라.

(중략) 촬영할 때 피사체를 통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어떤 느낌을 전해주고 싶은지 세밀하게 표현해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 표현은 구체적일수록 좋은데 '먹음직스럽다'보다는 한 입 크게 베어 물고 싶을 만큼 먹음직스럽다가 좋다. 평소에 사물을 형용사로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 그 느낌을 어떻게 사진에 담을지 고민해보자.


UX Writing을 단순히 글쓰기라고만 보면 오산이다. 그 이유는? 미국 언론인 조셉 퓰리처의 명언으로 대신한다.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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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사진 구도가 달라지는 아이디어 100><결국 글은 쓰는 것이 아니라 다듬는 것입니다>를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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