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봄은 꽃을 놓음으로 살고
여름은 열매를 놓음으로 살고
가을은 잎을 놓음으로 살고
겨울은 모든 것을 놓음으로 산다.
산도 겨울 앞에선 품던 물을 내어 놓는다.
어려운 시절엔 무언가 놓아야 산다.
살다 보면 어려운 시기가 찾아 오죠.
보통 그땐 해결책을 찾기보다 원인을 찾기 쉽죠.
하지만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그 원인의 끝엔 항상 내가 있고 해결책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어쩌면 어려움의 원인이 내가 무언가 놓지 않아 찾아왔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행복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가지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행복을 희생한다면 그건 더 이상 행복의 가치를 상실하고 말죠.
가치를 상실한 것들은 탐욕의 덩치만 키우는 화려한 요물로 변해버리죠.
그 요물은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고운길로 이끌어가죠.
하지만 그 고운길의 끝에는 상실의 블랙홀이 자리하고 있답니다.
어쩌면 어려움이 찾아온 것은 영원한 상실을 미리 알려 주려는 하늘의 신호인지 모릅니다.
낙담하거나 비관하는 마음보다는 더 큰 불행을 막아준 그 어려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요?
아직 나에게 남아있는 소중한 것들을 깨닫고 그 소중한 것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걷는 겁니다.
그 길은 조금은 낯선 길이겠지만 예전에 알지 못했던 보석 같은 존재들과 함께하는 길이라 외롭지 않답니다.
오히려 감사함으로 가득 해지죠.
그 여정에는 행복이 동무할 것이고 종착지에서 우리는 세상에서 웃는 법을 배워 밤 하는 별로 돌아가지요.
오늘도 별이 반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