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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무의식 속에 산다

#73.

by 마음밭농부

믿음은 무의식 속에서 살고 있다.

호흡을 의식하지 않고

소화를 의식하지 않고

잠을 의식하지 않듯

믿음은 의식하지 않을 때 살아 있다.

종교가 되었든

사람이 되었든

소망이 되었든

믿는다면 의식하지 않는다.

믿는다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는 고해의 소리다.

무언가 간절한 것이 있다면

마음에 새겨 무의식의 영역으로 넘겨야 한다.

믿음을 믿는 것 같이 어리석은 일은 없다.


우리는 무언가 지속되길 원할 때 믿는다고 하죠.

하지만 자연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이야기하는 믿음은 존재하지 않죠.


사자는 사냥감을 믿지 않고

구름은 하늘을 믿지 않고

꽃은 계절을 믿지 않지요.


오직 우리 인간만이 믿음을 가지려 하죠.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은

신을 믿지 않는다는 말과 같지요.

신은 이미 우리 속에 있으니

믿음의 대상이 아니지요.


공기에 대한 믿음이 있나요?

숨 쉬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려 노력하나요?

먹은 음식이 소화될 것에 대한 믿음을 믿나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믿음은 의심의 포장지예요.

'나는 당신을 믿어'라는 말은

나는 당신을 믿지 못하겠지만 일단 속아줄게

걸리지만 말아줘...라는 말이죠.


신을 믿는다는 말도

나는 신을 믿지 못하겠지만

혹시 내 욕심의 기도를 들어주면 믿어줄게...라는 말이죠.


그런 믿음은 마음의 허기만 키우죠.

그런 마음의 허기는 늘 우리를 불안케 하고 실망케 하죠.


어쩌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도 믿지 못하죠.

혹시 내가 이러면 어쩌지? 라며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하죠.


그런 마음으로는 자유로울 수 없답니다.

그런 마음으로는 충만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답니다.

그런 마음에는 세상에 좋은 것들이 내려앉아 살 수가 없답니다.


무언가 믿는다면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무언가 믿고 싶다면

자신의 마음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죠.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설득시켜야 하죠.


자신의 마음이 이해하고 안심할 때

그 믿음은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살아 숨 쉬며

우리를 이끄는 그리고 지탱하는 힘으로 존재하죠.


내가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에 임하시길...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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