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없는 삶에 노여워 마세요. #603.
살아가는 것이 아픈 이유는
삶이 나를 조각하고 있기 때문일지 몰라요.
필요 없는 것을
깎아 내고, 갈아내고, 걷어내면
드러나는 눈부신 작품처럼.
삶은
내게서 필요 없는 것을
조각해 나아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삶은
참 말이 없는 친구입니다.
그렇지만 삶은 진실하지요.
진실은 말없이 전해지더군요.
들판에 핀 이름 없는 꽃 향기처럼.
그러니 응답 없는 삶에 노여워 마세요.
찬란히 무의미한 빛처럼 보일 때도
아름다운 절망의 어두움처럼 보일 때도
삶은 진실함으로
내게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