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알려준 기쁨

5년 동안의 자살시도... 그 이후 #623.

by 마음밭농부

참 열심히 죽으려 했습니다.

몇 년 동안을 꾸준히

참 끝날 것 같지 않은 터널 속을 헤매며

어떻게 죽을까? 만 가녀리게 붙들고 살았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어느 날 문득 알게 됩니다.

죽음을 향한 충동들은

가장 강력한 살아있음의 증명이라는 사실을.


꽃의 불행은

추하게 시들어 속절없이 지는 것이 아니라

피지 않음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내 삶이

아무리 하찮고 비굴해 보이고 쓸모없어 보여도

나는 이미 피어난 꽃입니다.

지금

살아있다면

그것으로 최선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거친 삶에 상실되고 영혼 마저 시들어

죽음의 충동에 사로잡힐 때면

애써 마음 내어 되뇌어봅니다.

"나는 올바른 삶의 여정 위에 있으며

찬란한 소멸의 길로

당당히 그리고 담담히 임하겠다고..."


그리고 미소를 짓겠습니다.

죽음을 통해 만나게 될

또 다른 삶을 머금으며...


나는

조화가 아니라 생화입니다.


그로 인해

아플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도 기쁘게 죽어가며 살아갑니다.


마음밭농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