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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Aug 24. 2016

하늘을 믿지 마세요.

#165.

예전 왕들을 천자라 부른 적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국가의 가장 높은 자리는

하늘이 허락해야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높은 자리에 오른 자들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우린 살펴보아야 한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나라만 봐도 명확하다.

쫓겨나거나, 총 맞아 죽거나, 감옥에 가거나...

하늘은 어떤 상황에 맞아떨어지는 사람을 쓴다.

하지만 그 쓴 사람의 마음이

하늘의 뜻에 반할 때는 가차 없이 버린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 치명적이다.

우린 흔히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

오로지 자기가 잘났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 보면

그 자리에 꼭 내가 있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어떤 알 수 없는 확률에 따라

그 자리에 있는 것뿐이다.

지금 그 높은 자리에서

멀쩡한 몸과 정신으로 내려오고 싶다면...

그 자리가 내게 바라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잘 살펴야 한다.

하늘은 무섭도록 냉정하다.

하늘의 규칙은 예외가 없다.

하늘의 심판은 이 생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늘을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하늘은 필요하면 쓰고 거스르면 버린다.


사회는 필연적으로 계급을 만들 수밖에 없죠.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이죠.

하여 자리의 높낮이가 생기고

그 자리에 맞는 일들이 맡겨지고

그 수고에 따른 합당한 대우를 받게 되지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 높은 자리라는 곳에 오른 자들이

오로지 자신의 노력으로만 올랐을까요?


하다 못해 대기업 취업만 봐도 알 수가 있어요.

좋은 대학, 좋은 스펙 등은 자신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서류 전형에서도 변수는 많지요.

사람들이 최고라 하는 몇몇 대학은 오히려 역차별을 당할 수도 있죠.

그리고 나와 경쟁할 지원자들도 경우에 따라 달라지고

면접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죠.

그렇게 수많은 변수의 조합으로 입사를 하게 되죠.


그런데 입사가 결정되면 우린 어떻게 하나요?

마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사람인양

자기 자식이 큰 싸움에서 승리한 모양으로

으스대며 자랑하기 바쁘죠.

그 간절했던 곱고 여린 첫 마음은 버려 버린 채.


승진도 그렇고 임원도 그렇고 사장도 그렇죠.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조직 내외부 상황의 변화 등으로

누군가 사장으로 오르게 되죠.

그게 오로지 그 사람의 노력으로만 가능할까요?


전혀 아니에요.

국회의원도 그렇고, 고위 공직자도 그렇고,

대통령을 포함한 선출직 공직자 모두

자신의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게 아니죠.


하지만 오르고 나면 어떻게들 변하나요?

가관이 따로 없죠.


하늘은 필요에 따라 사람을 쓰고

필요가 없어지면 사람을 버리죠.

하늘엔 사람의 감정이 없기 때문이죠.

오직 스스로 정해 놓은 법칙만을 따르죠.


선하면 쓰고 악하면 버린다.

쓰는 사람도 하늘이 정한다.

뭐 이 정도 법칙일 거예요.


세상에 지친 이들은 말하죠.

내 주위에는 강도 같은 마음과 행실을 하면서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하늘이 그럴 수가 있냐? 고 푸념하죠.


과연 그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걸까요?

이미 그 사람들의 마음은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우린 모르죠.

부자가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갖는 마음을 여러분은 잘 모르실 거예요.

권력자가 자신의 힘을 지키기 위해

저지르는 악행을 여러분은 잘 모르실 거예요.

그리고 그 마음과 그 악행의 대가로

죽음 이후에 받게 될 형벌을 모르실 거예요.


우린 그 사람들을 보며 깨달아야 하죠.

하늘이 사람을 쓰는 이치를 말이에요.

그리고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다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행실을 이어 나가야 하는지 느껴야 하죠.


하늘은 그렇게 사람을 쓰고 그렇게 가르치죠.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들은

하늘에 기도를 올리거나 애원을 하죠.

하늘의 뜻을 대신한다는 전업 종교인들에게 빌어달라 하죠.

수많은 돈과 탐욕으로 물든 음흉한 미소를 머금고 말이에요.

하늘이 노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힘든 상황들이죠.


하늘을 믿지 말아요.

하늘에 기도 올리지 말아요.

하늘은 단지 필요하면 쓰고

반하면 버리고 심판함을 잊지 말도록 해요.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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