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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Sep 10. 2016

관음증을 갖자

#175.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린 모두 관음증이 있다.

확인되지 않은 연예인의 스캔들이나 성적 일탈행위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퍼트리고 덧붙이고 나누며 묘한 희열을 느낀다.

어떤 이들은 생산하기도 한다.

어쩌다 유출된 성행위 동영상을 찾아서 보고자 하며

포르노를 보며 자위를 하기도 한다.

혹자는 이런 행위 조차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남의 치부를 보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 모두는 감옥에 가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것은

프라이버시라며 철저히 숨기고 싶어 하고

남의 것은

무자비할 정도로 철저히 파헤치고 싶어 한다.

그게 사람의 마음이다.

이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관음증 본능을 키우고 증진시켜야 한다.

다만 그 대상이 남이 아니라 나여야 한다.

24시간 자신의 행동을 보고

남이 있을 때와 남이 없을 때의 차이를 보고

순간순간 드나드는 추하고 변태적인 마음을 보고

한없이 유치하게 반응하고 싶어 하는 자신을 보고

배우자 이외의 이성을 탐하는 자신의 일탈의 마음을 보고...

그리 아름답지 못한 우리의 마음을

미소와 여유로 관음 할 수 있는 경지가 되면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을 관음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마음을 닦을 수도 있고

비울 수도 있고 좋은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마음을 보지도 않은 사람이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같이

진심 없는 이야기도 없다.


누구나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 하겠죠?

대부분은 그렇겠죠?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싶다면

우선 마음이라는 게 무언지 알아야 하고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보아야 하고

그리고 잡거나 퍼낼 수가 있어야 비울 수 있겠죠?


그런데 그냥 입버릇처럼

마음을 비워야 돼!

난 마음을 비웠단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살아가죠.

그런데 마음을 어떻게 비워야 하는 건가요?라고 물으면

그냥 욕심을 갖지 않으면 된다는 정도로

말씀하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마음은 그리 단순하지도 않고

욕심이 나쁜 것 만도 아니지요.

사람은 욕심이 없으면 죽지요.

먹는 것도 식욕에서 나오고

생육하는 것도 성욕에서 나오고

지속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도 수면욕에서 나오죠.

사람은 욕심이 없으면 성장하지 못하죠.

찬란한 문명은 모두 사람의 욕심이 만들어낸

위대한 작품들이죠.


문제는 나에게는 좋고

남에게는 해가 되는 욕심이 문제가 되지요.


나에게는 좋고 남에게는 해가 되는 욕심을 구분하려면

우선 나를 관찰해야 해요.


하루 24시간 잠들지 않은 시간에는 계속

내 마음의 변화를 들여다보고 살아야 하지요.

남이 있을 때의 행동과 남이 없을 때의 행동도

관찰해야 하지요.

혼자 있을 때 상상으로 드나드는 생각들도 관찰하고

순간순간 스쳐가는 감정들도 관찰해야 하지요.


이런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 세상에 속한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가 있고

또한 세상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도 볼 수 있죠.


나와 세상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로와 질 수 있고

천국을 갈 수도, 극락왕생할 수도 있지요.

그것을 道라 하기도 하고

진리라 부르기도 하지요.


그런 궁극의 자유를 원한다면

마음의 평안을 누리고 싶다면

마음을 비우고 싶다면

관음 해야 해요.

나 스스로를.

늘.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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