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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Oct 02. 2016

돌아간다. 언젠간. 우린.

#176.

사람은 때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내가 이럴 수 있고 남이 저럴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별 수 없이 살아간다.

뾰족한 수라도 있을까 찾아보지만

이내 하는 수 없음을 알고 돌아선다.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상황이 빚어내는

형형색색의 어지러운 삶의 무늬 속에서

반짝이는실마리을 찾고자 하지만 찾지 못한다.

우리가 찾아 헤매는 해법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임을 아는 사람은 적다.

아무리 많은 상황과 아무리 많은 관계가

얽히고 설히었다 하더라도

그 실들을 엮어 짜내는 배틀은

내 마음속에 있음을

우리는 쉽게 깨닫지 못한다.

신은 우리에게 신 자신을 바쳤다.

우린 그 신성을 마음에 가지고 있다.

아니 신 그 자체이다.

그 한자리 보지 못하고

밖으로 밖으로만 돌며 수고하는

몸과 마음을 이제는 쉬게 해 주어야 한다.

세상 만물은 모두

존재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 존재에 생명이 있고 영원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숨 쉴 수 있는 행복이 질식해 버리기 전에

안길 수 있는 사랑이 시들어 버리기 전에

내 안의 내가 나를 떠나 날 잃어버리기 전에

우리는 밖으로 향했던 시선과 마음을

나에게로 내 마음에게로 돌려세워야 한다.

고귀한 인생을 밖에서 허비한 이에게

새로운 세상은 열리지 않는다.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은 

늘 마음 안에 빛나고 있다.

두려워 말고 그대를 보라.

오래전 헤어졌던 그대 자신을...


살다 보면 답답한 일들도 있고 힘든 때가 있고

악연도 만나게 되지요.

그때마다 세상을 원망해 보기도 하고

자책을 해보기도 하지요.


흔히들 우리는

"왜 태어났고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고 한탄하며 신에게 그 해답을 구하기도 해요.

하지만 신은 대답 해 주지 않죠.

왜냐하면 그 해답은 바로 우리 존재 자체이니까요.


무슨 말이냐고요?


자연을 한번 찬찬히 살펴보세요.

들에 피는 꽃이든 쓸모없어 보이는 풀이든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든

아래로 아래로만 흐르는 물이든

각자 그저 존재하기만 하죠.


바람 불면 흔들리고 막히면 돌아가고

때 되면 꽃피고 철 지나면 낙엽 지고

순리대로 살다 순리대로 돌아가지요.


우리 삶도 그렇지요.

순리대로 살다 순리대로 돌아가야 하지요.


사람의 죽음을

"돌아가셨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알아야 하지요.


우리는 언젠가 돌아가지요

도구로 사용했던 육신과

소꿉놀이와 같았던 지상의 모든 장난감은 놓아두고

이 생에서 가꾸었던 나의 영혼을 가지고

다시 돌아가게 되지요.


그 영혼에 다음 생의 열쇠가 담겨 있지요.

그것이 윤회가 되었건

극락왕생이 되었건

아버지 나라에 임하는 것이든

그 영혼에 모든 것이 담겨있죠.


우린 그 단순한 이치를 어렴풋이 알면서도

당장의 욕심에 이끌려 영혼을 외면하며

병들게 방치해 버리지요.


욕심이란 지상에서의 삶을 영속하게 만들기 위해

신이 만들어준 "필요악"인 감정이죠.

욕심이 없다면 생육하고 번성할 기반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욕심을 주인 된 마음으로 이끌어 가지 못하고

오히려 욕심의 노예가 되어

우리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까맣게 잊어 먹고

그저 소꿉놀이와도 같은 이 생의 난장판에 휩쓸리고 말지요.


남을 욕하고 세상을 탓하고 하늘을 원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나를 돌아보고

세상의 근원을 생각해 보고

하늘의 뜻을 헤아려 보는 마음으로 돌려야 하지요.


잊지 말아요.

이 세상은 우리의 영혼을 수련하기 위한 학교일 뿐이라는 것

이 세상의 어떤 것도 다음 생에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을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가 가꾼 '영혼'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언젠가 "돌아갑니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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