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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Oct 18. 2016

선한 거짓말쟁이

농부의 마음이야기 #188.

정직하다는 것은

거짓을 행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거짓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것.

정직하다는 것은

마음에 거짓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 거짓을 알아챌 수 있는 지혜가 있다는 것.

정직하다는 것은

마음에 꾸밈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 꾸밈을 웃음으로 바꿀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

정직하다는 것은

바르고 곧다는 뜻이 아니다.

휘어지고 돌아가는 길도 마다하지 않는 수용이 있다는 것.

하여 정직한 사람은

스스로 내세울 일도 없고

늘 여유로운 웃음이 함께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깊은 지혜와

그 지혜를 삶 속에 녹여낼 수 있는 용기가 있다.

어두운 이 세상에

정직한 사람이 별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하늘이 되기를 그려보는 아침이다.


어쩌다 정직이 그리운 세상이 되어 버렸네요.

아이들을 가르치며 가장 많이 혼내는 때가

거짓말을 했을 때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을 보면

과연 이 세상 어른들에게

아이들을 혼낼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거짓은 자석과 같아서

다른 거짓을 마구마구 끌어들이죠.

종국에는 무서운 괴물과도 같은 모습으로

자신과 주변을 파멸로 이끌고 말지요.


거짓말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사람은 그렇게 정직하게 살 수 없어요.

사람에게 거짓은 본능에 가까운 감정이죠.


나 스스로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죠.

그 인정이 정직한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죠.


"나는 정직한데 세상이 거짓투성이다."

이 말처럼 정직하지 못한 말도 없지요.


우리가 돈과 수고를 들여 뽑아 놓은

정치인들을 보면 알 수가 있죠.

여야 할 것 없이 모두들 서로 거짓말쟁이라고 불신하죠.

아무도 "내가 거짓말을 했습니다"라고

인정하는 사람이 없죠.


사람이라면 누구든 실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은 드물지요.

특히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인정하지 않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

이것은 자신에게는 아주 사소한 일인지 몰라요.

하지만 그 실수에 희생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목숨과도 바꾸고 싶은 억울함이 될 수가 있죠.


"잘못했습니다!"

이 말 한마디 아끼려다

얼마나 큰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양산했는지

우리는 지난 경험으로 아니 현재 진행형으로

처절히 경험하며 살아가죠.


정직한 세상이란

거짓을 행하지 않는 세상이 아니지요.

거짓을 할 수도 있다는 수용성이 높은 세상

거짓을 했으면 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세상

그 거짓을 웃음으로 용서해 줄 수 있는 관용의 세상

이런 세상이 정직한 세상이 아닐까요?


나는 정직하지 못하다고 인정할 줄 아는

그런 정직한 사람이 그리운 아침입니다.

그런 "선한 거짓말쟁이"가 많은 그런

바보 같은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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