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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밭농부 Oct 20. 2016

개나리, 북극제비갈매기, 그리고 사람.

#190.

개나리는 봄 오면 초록 잎 달고 노란 꽃 핀다.

북극제비갈매기는 살던 곳에 겨울이 오면

지구 반대편 남극을 찾아 날아간다.

우주 만물은 정해진 규칙이나 본능에 따라

예측 가능한 모양으로 자연스레 살아간다.

오직 사람만이 그런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지혜의 힘과 선택의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만물 가운데 가장 슬프게 살아간다.

"자연을 흐르는 법"을 잊어 먹은 탓이다.

만물은 자연을 흐르며 살아간다.

계절을 따르고 장소를 따르고 변화를 따르며

주어진 여건 내에서 충만하게 누리며 살다 간다.

사람은 피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괴롭다.

사람은 가지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슬프다.

너무 많이 가진 우리는 선택하는 것으로도 힘들어한다.

이제는 음식도 생존이 아닌 탐미의 대상이 된 시대다.

우주 만물에는 공통된 DNA가 유전된다.

우리의 DNA는 변형되어 버렸다.

더 추악한 괴물로 변하기 전에 본래 우주가 부여한

순수한 유전자를 찾아내고 복원해야만 한다.

지옥이 있다면 지금 이곳일 것이고

악마가 있다면 지금 사람을 닮았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지혜의 힘과 선택의 자유로

"사람답게 사는 법"을 되찾아 회복하지 못한다면

자연은 사람을 버릴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자연 만물을 살펴보면 모두 "성질"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죠.

물은 젖는 성질이 있고

겨울은 추운 성질이 있고

땅은 한결 같이 결실을 내어 놓는 성질이 있고

하늘은 변화무쌍한 성질이 있고...


동식물들도 모두 이런 성질에 따라 살아가죠.

물론 사람도 동물이다 보니 여러 성질들을 따라 살지요.

하지만 사람에게는 세상에 없는 성질이 있죠.

정해진 성질을 벗어나거나 선택할 수 있는

"특별한 성질"이 있죠.

어쩌면 신이 선물한 "신성"이 이것인지도 몰라요.


하지만 사람인 우리는

출근길 발 앞을 당당히 헤쳐가는 비둘기 보다 자유롭나요?

지금 우리가 만들고 살고 있는 이곳이

자연이 숨쉬며 살아가는 공간보다 천국에 가깝나요?

지금 우리가 짓는 마음이나 행위가

자연의 그것보다 아름답고 천사에 가까운 마음인가요?


신은 사람에게 부여한 "신성"을 통해

창조의 힘을 빌려 줬죠.

그 힘으로 창조해낸 지금의 우리 환경, 지금의 우리 모습이

보기에 좋아 미소가 절로 나오나요?


무언가 슬프고 괴롭고 힘들다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야 하죠.

가시에 찔리면 아픔을 느끼게 되죠.

그래야 그 찔린 상처가 곪아 썩어

내 생명을 앗아가기 전에 가시를 뽑아 낼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그 통증을 즐기며 악취나는 고름을 마시는

괴물로 변해 가고 있는것 같아요.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서로 눈치만 보죠.

악마의 마음이 있다면

자신만 손해 보지 않으려는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이 지옥같은 세상은 끝을 향해 갈거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일어났다 사라졌던 모든 문명이 그러했듯이.

지금 이 문명도 순식간에 역사속에서 사라지겠죠.


아주 먼 훗날 역사는 기록하겠죠.

그때 그 인류는 아주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하지만 그 후손도 같은 길을 걸어가겠죠...


우리가 사람의 길을 찾지 못한다면

자연은 영원히 사람을 버릴지도 몰라요.

우리가 생각하는 자연은

본래의 자연과 많이 다르답니다.

우리는 자연의

피조물이죠 선택물이요 허용물임을 잊지 말아야 하지요.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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