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익숙해지고 덤덤해져 의미 잃은 일상을
우리는 견디지 못한다.
그런 일상에 지쳐 빈 마음 찾아들 때
우리는 여행을 떠올린다.
여행길에서는 설렘을 만날 수 있다.
시간도 공간도 사람도 인연도 모두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여행의 본질은
어딘가로 누군가와 떠나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잊어버렸던
"잊혔던 나"를 만나는 것이 여행의 본질이다.
그 "잊혔던 나"는
호기심 어린 눈을 가진 해맑은 아이였고
세상 모든 것에 친절한 눈빛 보내는 천사였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부자였고
내일과 어제를 벗어나 오직 지금에 사는 시간여행자였다.
그렇게 우리는 "완전한 나"의 모습을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이다.
어쩜 우린 우주 어느 시공에 살다
영겁의 일상이 지겨워
이 곳에 온 여행자 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온 것이리라.
그 누군가는 바로 "나 자신"이다.
좋든 싫든 오늘 맞이한 이 삶이
우주 어느 곳에서 온전히 충만한 시공을 채웠던
그 "잊혔던 완전한 나"를 만나는
멋진 여행임을 깨닫는
소중한 시간에 흐르길 소망해 보는 시간이다.
여행 좋아하시죠?
저도 여행을 참 좋아한답니다.
하지만 일상을 온전히 벗어나
자유로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여행다운 여행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아마 여행의 목적은 그 행선지만큼이나
다양하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여행의 목적을
"나를 온전히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가면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절대 솔직"의 경지에서 나를 만나는 것이
여행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생각하지요.
그 여행길엔 꾸밈이 없어서 좋아요.
그 여행길엔 눈치 볼 일이 없어서 좋아요.
그 여행길엔 나와 만날 수 있어 좋아요.
낯선 곳, 낯선 시간 속에서 잊혔던
낯선 나를 보고, 느끼는 것!
그 짜릿한 만남이 있어 여행은 늘 설렘이랍니다.
저는 가끔 생각한답니다.
내게 주어진 이 생의 삶도 여행이 아닐까? 라구요.
아주 먼 우주 어느 시공 속에서
영겁의 세월이 지겨워
잠시 이 지구별로 떠나온 여행자 말이에요.
그래서 늘 여행자의 마음을 가지려고 하죠.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보려고 하죠.
조금은 두려움 없이 친절한 눈빛을 보내려 하죠.
조금은 설렘을 안고 일상을 보려고 하죠.
조금은 만남의 인연을 소중하게 받아들이려 하죠.
조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누리려 하죠.
다시 돌아갈 그 날을 위해
쓰레기 같은 나쁜 흔적은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죠.
그렇게 여행자의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돌아갈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때가 오겠죠?
그때 미련 없이 홀가분히 좋은 추억 안고
곱디곱게 돌아가고 싶답니다.
우리의 삶은 여러 모양으로 해석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이 삶의 해석이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조금은 욕심 비우고
조금은 더 누리고
조금은 더 친절하게
해석되는 삶이면 좋겠네요.
오늘도 별이 반짝입니다.
어쩌면 저 별 어느 곳에서 옛 친구들이
응원의 윙크를 보내고 있는지 몰라요.
그래서 별은 늘 반짝이나 봅니다. 잊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