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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198.

by 마음밭농부

우리는 매일매일 마음에 화장을 한다.

하지만 매일 화장을 지우는 이는 없다.

하여 사람에게서는 싼 화장품 냄새와

깊이를 알기 힘든 오래된 악취가 난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

잘난 척, 이쁜 척, 힘 있는 척, 착한 척

아는 척, 배운 척, 고상한 척, 깨끗한 척

온갖 화장을 하고 살아가지만

깨끗이 지우는 이는 세상에 드물다.

그 더러운 사람들은 다른 이가 더 추하다

욕하며 세상을 더욱 더럽히며 살아간다.

자신의 똥냄새는 기꺼이 견디지만

남의 냄새는 향수 조차 싸다고 흠잡는다.

자연은 우리를 얼마나 견뎌 내어야 할까?

얼마나 더 지독한 악취와 악다구니를

용서하고 품어 줄 수 있을까?

물은 99도까지는 끓지 않는다.

마지막 1도는 오직 자연의 인내로 오르지 않고 있다.

인간만이 그 사실 모른 채 열 올리며 살아낸다.

매일매일 마음의 화장을 지우며 살아가는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사는 세상에 살고 싶다.


사람은 잘 난 척하기를 좋아하죠.

저도 그래요.

남이 잘났다고 해주면 으쓱해지고 기분이 좋아지죠.

이런 말단적이고 원초적인 기쁨을 위해

우리는 온 생의 노력과 가치를 쏟아 부우며 살아가죠.


금은 남이 금이라고 하지 않아도 금이죠.

사람은 세상이 사람이라 하지 않아도 사람이죠.


헌데 오직 사람들 만이 그 이상한 "자존심"이라는 것에

목숨을 걸고 칼 쥔 광인처럼 남을 해하려 하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조그마한 비난에도 불끈하죠.

스스로 더럽고 초라하고 부족한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더더욱 자신을 꾸미기에 정신이 없죠.


대학도 부족해서 박사를 한다고 떠들고 다니고

자식을 앞세워 치기 어린 자랑으로 자식을 망치고

돈이 있으면 돈으로 지랄을 하고

힘이 있으면 힘으로 갑질을 하려고 하죠.


그게 사람이에요.

거기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인류 역사에서 몇 사람 없지요.

나는 다르다! 고 하는 사람이

가장 더러운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죠.


화장은 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화장을 지울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드물죠.

아니 지금의 사람들에겐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마음에 화장을 걷어낸 사람이 신이죠.

그 신이 우리 마음 한가운데에서 슬프게 울고 있죠.

우리가 칠해 놓은 피에로 화장처럼

우습고 슬픈 모습으로 울고 있어요.


이제 화장을 지워보아요.

사람은 화장을 지워야 사람 냄새가 나는 법이죠.

어렵겠지만 용기 내어보아요.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니까...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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