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마음이야기 #202.
봄에 꽃 피고 겨울에 눈 내린다.
수박은 여름이 제철이고
감은 가을이 제철이다.
만물은 자기의 역할에 맞는 시기가 있다.
철이 든다는 것은 때를 안다는 것.
때 이른 것은 독이 있어 풋내 나고
때 지난 것은 썩어 제 구실 못한다.
사람이 사람 구실을 하려면
철들어 때 알아야 한다.
겨울이 춥다고 따듯한 여름을 그리고
여름이 덥다고 시원한 봄바람 타다간
열매 맺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다.
겨울을 이기지 못하는 것들에게
세상은 봄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늘은 작은 일을 능히 해내는 사람에게
큰 일을 맡겨 왔다.
이 겨울이 이번 생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겨울은 반드시 지나고 봄이 온다는 것이다.
다음 생이 봄날일 수도 있는 것이 우리 삶이다.
세상 만물은 제철이 있다.
나의 제철은 반드시 온다.
그 철 맞으려면 아픈 인내로
소망의 생명 가슴 온기로 틔워내야 한다.
그 모진 산고 온 마음으로 견디어 낼 때
비로소 자신의 때를 맞이할 수 있다.
여자만 어미가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모두 어미의 산고 겪어내어야만 철든다.
철든 사람만이 사람이라 불릴 수 있다.
사람이 제철인 그런 시절에 살고 싶다.
사람은 다 때가 있다.
아주 유명한 말이죠?
사람뿐만이 아니라 자연 만물은 모두 때가 있죠.
꽃 필 때가 있고 열매 맺을 때가 있으며
비 오는 때가 있고 바람 부는 때가 있죠.
물고기는 하늘 나는 새 부러워 않고
솔개는 큰 바람 피하지 않지요.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은
때에 순응하며 산다는 것이죠.
하지만 유독 사람만이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며
자연의 순리와 노력을 혼돈스럽게 만들어 버리죠.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은
내 안에 있는 욕심의 근원인 에고이지
세상이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는 내 앞에 펼쳐지는 상황들과
싸워 이기려는 마음밖에 없지요.
그런 마음 그런 삶은 쉽게 지치게 마련이죠.
그래서인지 우리는 슬퍼하고 외로워하는 때가 많죠.
자연을 잘 살펴보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존재는 없죠.
맞서 싸우는 것들은 모두 멸종되고 말았죠.
용케도 사람은 지금껏 잘 버텨왔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 수명이 그리 오래갈 것 같지가 않아요.
자연 어떤 피조물도 다 때를 알고 사는데
우리는 왜 때를 모르고 살아가는지 모르겠어요.
하늘이 높은 자리에 앉혀 준 것은
그 자리에서 높은 가치를 베풀라는 뜻인데도
그 자리에서 자신의 욕심을 펼치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죠.
나라고 다르지 않아요.
그런 환경, 그런 자리에 가면 우리도 똑 같이 행동하죠.
그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우리와 다른 마음을 짓고 살다 간 사람은
인류 역사를 통 들어 몇 명 되지가 않지요.
사람은 사람에게 주워진 때를 잘 읽어야 하지요.
힘들면 힘든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대로
세상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읽고 잘 해석해 내어야 하지요.
그런 마음 가지려면 "어미의 마음"을 가져야 하지요.
시간이 끊어질 듯한 산고 겪어 낳아도 보고
바다보다 깊은 인내로 품어 키워도 보고
세상에 부끄럽지 않게 반듯하게 가르쳐야 하지요.
그런 어미의 마음으로 내 어린 마음 낳고 키워보아야
철이 들어 때를 알 수가 있어요.
세상 만물은 철이 들어야 쓸모가 있어요.
사람이 철이 들지 않으면 사람으로서 쓸모가 없어요.
불행히도 철들어 살다 간 사람은 세상에 드물죠.
나이 먹었다고 철드는 것이 아니죠.
오히려 오래된 것은 섞어 버린 것들이 많죠.
온 세상 사람들 모두 자신에게 주워진 때를 알고
세상에 올곧게 쓰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제철"이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