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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은 그 자체로 치유의 힘이 있다

농부의 마음이야기 #211.

by 마음밭농부

어떤 사실을 온전히 아는 것!

그것은 그 자체로 치유의 힘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각 기능이 마비된 채

죽음 만을 기다리는 식물 사회가 된 듯하다.

대통령이나 정치인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공무원은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할지 모르고

교육자나 지식인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언론이나 기업은 어떻게 할지를 모른다.

압축성장을 핑계로 미루어 두었던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이제는 치유해야 한다.

치유의 시작은 자각이다.

대통령부터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깊이 되새기고 자각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 교육, 종교, 언론, 기업 등

사회 전 부문의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한 기관의 역할이 무엇이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헌법을 읽든, 매뉴얼을 읽든, 토론을 하든

가장 최근에 배운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든

다시 한번 배우고 되짚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의 원인을 따져보자면

거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누굴 탓하기에 앞서

나와 나의 가정, 내가 속한 기관에서

부끄러운 일들은 없었는지 살피고 고쳐야 할 때다

그 시작은 누구 탓이 아닌 "내 잘못!"이라는 자각이다.

진정한 치유는 그렇게 시작할 수 있다.



예전 국민학교 때 배운 바른생활이라는 과목이 있죠?

저는 아직 그때 배운 것들을 생활에 실천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남들을 가르치려 들며 살아왔죠.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큰 위기에 처해 있지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치유하지 못한

"성장 트라우마"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압축 성장 논리에 짓눌려 뒷전으로 밀려버린

윤리, 정도, 합의, 원칙 준수 등과 같은 핵심 가치의 부재는

사회 곳곳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아킬래스근이 되어 버렸죠.


높은 직업의식과 윤리가 뒷받침되어야 할

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을 뽑을 때조차도

"우리 모두 그렇게 살잖아?"라는 식으로

검증 아닌 검증을 거쳐 선출하거나 인정해 버리고

언론과 기업과 정부까지도 힘의 논리, 돈의 논리로

운영되어 온 것이 사실이니까요.


이제 우리 모두 기본의 자리로 돌아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각성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내일은 허락되지 않을지도 몰라요.


집착은 두려움의 다른 이름이죠.

잘못된 과거를 붙드는 것보다 어리석은 집착은 없겠죠?


무언가 잘못이 보인다면 인정해야 하죠.

잘못을 인정하는데 권위와 자존심을 걸어서는 안되죠.

그게 대통령의 권위이든 그 어떤 것이든

국민의 권위보다 높을 수는 없죠.


변화하지 않으려 하면 더 큰 저항을 일으킬 뿐이죠.


물은 제 갈 길을 고집하지 않고

바람은 정한 곳 없이 흐른답니다.


모든 것이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는

고운 계절 닮은 시절 맞기를 소망해 보는 저녁입니다.


마음밭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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