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마음이야기 #208.
사자는 사자 본연의 역할이 있고
바다는 바다 본연의 역할이 있다.
사람도 사람 본연의 역할이 있다.
안타깝게도 자연 만물 중
사람만이 본업을 저버리고
직업이라는 부업만 쫒는다.
지위, 명성, 재물 같은
스스로 만든 허황된 의미들에 묶여
본업과 부업을 전도해 버린 사람들을
자연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자연은 무서울 정도로 냉정히
그리고 단호히 증명해 왔다.
자연이 허락하지 않는 것은
존재할 수 없음을...
길어봐야 몇천 년 되지 않는 문명을 통해
인간은 너무나도 큰 악업을 쌓았다.
이제라도 사람의 본업에 충실해야 할 일이다.
옛 선현들이 들려준 가르침 만으로도
본업의 수는 헤아리기 어렵다.
각자의 자리에서 사람 구실 하는
그런 꽃 같은 세상이면 좋겠다.
문명이 산업화되고 세분화되면서
직업의 가짓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자본주의를 선택하면서부터
돈을 많이 버는 직업,
선호도가 높은 직업이 생겨나기 시작했죠.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자칫 직업이 계급화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될 때가 많아요.
사실 직업이라는 것은 별것도 아니죠.
"사람 역할"이라는 본업을 잘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 직업일 뿐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직업이란 의미를 너무 크게 만들어 버렸죠.
단순히 외우는 재주가 뛰어난 아이가 고시에 합격하면
마치 인류를 구원한 메시아가 나타난 모양으로
그 아이를 칭송하고 그 자리를 높이기에 열을 올리죠.
그렇게 허영만 가지고 그 자리에 올라간 아이는
서서히 탐욕의 괴물로 자라나죠.
그 탐욕의 단물을 받아먹기 위해
그 아이의 부모, 가족, 친구들은
모두 그 아이에게 더 큰 재물을 올리며
기어이 탐욕의 화신으로 만들어 버리죠.
사람에게는 본업이 있어요.
신이 인간을 지으면서 명령하기도 했고
여러 옛 성현들도 수도 없이 이야기해왔죠.
하지만 본업에 충실한 사람은 드문 것 같아요.
모두들 직업에 목숨 걸고 살아가는 것 같거든요.
우리네 삶이 좋은 직업 하나 얻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보다 허망한 일이 또 있을까? 싶네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든
사람으로서의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면
그건 사람이 아니겠죠.
배부른 사자는 사냥을 하지 않지요.
바람은 뜻 없이 불지 않습니다.
부업만 신경 쓰면 본업도 부업도 망하게 되지요.
사람이 사람인 것은 사람 역할을 할 때에 한정되지요.
우리 모두 사람의 본업을 잊지 말도록 해요.
지금 곳곳에서 고시를 준비하는 이들과
수능을 앞둔 학생들 그리고 가족분
또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합니다.
본업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