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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나의 명사형이다!

마음이야기 #222.

by 마음밭농부

나는 동사다.

나의 몸과 마음은 한시도 머물지 않고 변한다.

남은 나의 명사형이다.

남은 거울에 비친 나의 '한 모습'이며

나와 다른 개체가 아닌 나의 한 부분이다.

하여 남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삶보다

허망한 삶은 없다.

나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남을 유심히 관찰해 보라.

나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 해결의 단서 역시 남에게서 찾을 수 있다.

사람은 모두 같은 마음을 가지고 태어나

각자 다르게 쓰며 살아갈 뿐이기 때문이다.

남의 언행이나 주위 상황의 변화에

바로바로 반응하기보다는

늘 관찰자 입장에서 남과 세상을 대하다 보면

마음에 작은 공간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자극과 반응 사이에 생기는 완충공간이다.

삶이 혹은 세상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SSG하고 웃을 수 있는 멋떨어진 '여유' 말이다.

마음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이와 같다.

어떤 감정이 불쑥 찾아들더라도

마음 모아 맞아들여 그 사정을 살핀 연후

고이 보내 주면 될 일이다.

주인 된 마음이란

이 같은 '반응의 여유'를 일컫는 것이다.

그 여유 속에는 세상 부요함이

언젠가, 기어이 찾아든다.

그것이 세상 이치요 삶의 숨은 법칙이다.


우리는 남들의 사소한 잘못이나 위선은

귀신 같이 알아채면서

자신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폭풍 같은 변화는 알아채지 못하기 쉽죠.


자신의 마음 하나 잘 다스리지 못해

어느 순간 살인자가 되기도 하고

평생의 명성을 하루아침에 버려버리기도 하죠.

그게 사람이죠.


사람이 혼자 살 수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타인에게서 자신의 행동과

생각의 준거를 찾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렇듯 우리는 남의 언행을 통해

나의 언행이나 사고패턴을 알아채고 교정해야 하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소시오패스 대부분은

이런 교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을 때 생기는 병이죠.


요즘은 대통령이든 고위공직자든

그 자리까지 오르기까지

온전한 정신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했을까?

의문이 드는 소시오패스적인 행동들을 보게 되지요?


그 사람들이 바로 남의 언행을 통해

자신의 사고패턴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이죠.

모든 사람들이 오냐오냐하니까!

공부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그게 좋은 것이고 그게 옳은 것이라 착각하며 살아 가죠.

모범생들 대부분의 삶이 이와 비슷한 패턴이죠.

물론 모든 모범생들이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든 높은 자리에 오르면 이와 비슷한

반사회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사회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감정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거나

통제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감정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망나니 같은 자신을

사회적 힘으로 옹호하고 방치하며

남들의 굴종을 보며 쾌락을 느낀다는 것이죠.


그들의 마성을 더욱더 키운 것은 그들이 아니라

그들 주위에서 그들과 함께 있었던 '우리'지요.


이제 우리는 조금 달라져야 하겠지요?

세상으로만 향했던 눈을 자신에게 돌려

남을 재단하던 그 명석한 판단의 잣대를

자신에게로 돌리고

불의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를

키워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순간에서든 감정의 주인으로서

나와 남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제 남을 미워하지 말아요.

용서와 포옹으로 꼭 안아 주세요.

남은 나의 명사형이니까요.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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