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마음이 답답할 땐 바다를 찾곤 하죠.
거기엔 파도가 있고 바람이 있고 세상 눈물이 모여있죠.
바람과 물은 성격이 닮았어요. 일란성 쌍둥이처럼.
미리 정해 놓은 것 없이
막히면 돌아가고 색을 고집하지도 않고 향을 탐하지도 않지요.
하지만 그들이 지나간 곳에는 생명이 싹트죠.
그렇게 모인 바다에서 둘은 숨 쉬며 새로이 태어난답니다.
우린 늘 무언가에 걸려 산다고 느끼죠.
때로는 가족에게, 때로는 재물에, 때로는 미모에, 때로는 사랑에...
그렇게 마음이 걸렸을 때는 바람을 생각해 보아요.
색도 버리고 몸도 버려버리고 그렇게 자유로운 바람 말이에요.
바람을 생각할 땐 바램을 버려야 하죠.
바람은 바램과 다르죠.
바램은 만족이 됐든 실망이 됐든 늘 무언가에 걸리게 하죠.
그리고 그것에 머물게 해버리죠.
바람은 바램이 없어요.
들판에서도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그냥 흐르죠.
그렇게 막힘 없이 자유하면서도 결국 갈 곳으로 가고 말죠.
삶은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하죠.
갈 곳이 그곳이라면...
그렇다면 바람처럼 살아 보는 건 어때요?
바람처럼 바램 없이 자유하며 가는 거 말이에요.
무언가 짊어지고 간다는 건 힘이 들어요.
그리고 쉬 지쳐 주저앉고 말죠.
그럴 땐 모든 것 놓아주고
바람에 마음을 실어 보아요.
그 바람은 우리를 하늘가 푸른 곳으로 인도할 거예요.
그곳에서 보는 세상은 조금 초라해 보일지도 몰라요.
그곳에서 보는 일들은 조금 작아 보일지도 몰라요.
그곳에서 보는 삶은 조금 여유로이 보일지도 몰라요.
그렇게 바람과 함께 흘러가 보아요.
자유하며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