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기억 잃은 천사
누구나 인생의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
그렇게 배웠고
보기에 좋고 탐나는 삶이며
그렇게 사는 것이 옳은 것 같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 길은 고통스럽다.
게다가 소수에게만 허락된다.
이런 삶의 형태는
자연스럽게 계급을 만들었고
극소수의 주인공에게
대부분의 힘과 재물과 영광이 쏠리고
대부분의 엑스트라나 조연이에게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만을 안긴다.
삶은 피폐해지고 억울함과 분노만 쌓여가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로 변해 간다.
지금 우리는 병들었다.
'주인공 병' 때문이다.
자승자박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의 줄로 자기 몸을 옭아 묶는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의 상태는 이와 같다.
세상은 혹은 신은 우리에게 주인공으로 살라고
이야기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
모든 분별과 비교는 사람이 만들었고
계급과 계층도 사람이 만들었다.
그래 놓고서는 내가 주인공이면 괜찮고
내가 엑스트라가 되면 부당하다며 울부짖는다.
이제는 할 만큼 해봤다.
할 만큼 한 사회가 지금 이모양이다.
이제 영화는 그만 찍어도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수고했던 몸과 마음, 영혼을 쉬게 하고
편한 자세로 걱정 없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관람하면 어떨까?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그렇게 묻고 있는 "그놈"만 쉬게 하면 되는데...
오늘도 허망한 촬영장에서
주인공의 열정으로 조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온갖 울분 곱씹고 견뎌내야만 하는
"기억 잃은 천사"들을 위해 기도드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