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램이 적은 이는 복되다. #384.
바램이 적은 이는 복되다.
그는 만족이라는 두 발로 풍족의 길을
자유로이 거닐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글어 보이지 않는 그물이
만물 담고도 남듯이
곱게 비워진 마음에는
세상 부요함이 나비 같이 찾아든다.
출세란
내가 세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그 길은 허망해 스러지기 쉽다.
오직 가난한 마음으로
자족의 시간을 흐르다 보면
어느새 세상이 나에게 와 있을 것이다.
출세의 진정한 의미는 여기에 있다.
옛사람의 웃음 닮은 바람 한 줌이
마른 마음 스치고 지나는 삶의 어느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