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우린 메모지에 무언가를 적는다.
잊지 않으려고...
그리곤 메모지만 기억한다.
욕심 없는 빈 마음에 새겨진 것들은
잊히지 않는다.
그 메모는 마음 안에서 자라나
생각으로 거듭난다.
무언가 기억하고 싶다면
무언가 지워야 한다.
한때 메모에 집착한 때가 있었어요.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꼼꼼히도 적었지요.
물론 그런 메모 습관으로 일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저는 메모지에 적지 않았지요.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사랑하게 되면
일의 흐름을 모두 알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스치는 아이디어들을 마구 마구 적어 보기도 했지요.
어느 순간 그것도 하지 않았지요.
스치는 아이디어로는 생각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큰 생각은 깊이 있고 긴 흐름 속에서 그것도 일상을 통해 이뤄지죠.
마치 호흡처럼 말이에요.
무언가 고민해야 할 때
특정한 장소나 특정한 시간을 고집하기도 하죠.
그러면 마음이 경직되죠.
깊고 명쾌한 생각은
경직된 마음에는 머물지 못해요.
오직 아이 같이 순수하고 여린 마음에만 머물지요.
시기하는 마음, 비교하는 마음, 복잡한 마음...
이런 주인 잃은 마음에는 좋은 생각이 머물지 못한답니다.
메모도 중요해요.
하지만 깊은 생각이 필요한 때에는 잊지 말아야 해요.
그때에는 순수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순수한 마음은 따로 있는 마음이 아니에요.
순수한 마음을 위해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을 필요도 없어요.
그저 오가는 감정들을 보면 되는 거예요.
화가 나면 화가 찾아왔나 보다...
불안이 찾아오면 불안이 찾아왔나 보다...
그저 이렇게 본마음 믿고
지나가는 감정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텅 빈 마음 찾아 오죠.
그 순간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답니다.
잊지 말아요.
Logic을 놓을 때 Magic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