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서울

by 김윤우

부산에서 태어나 쭉 자라온 나에게 서울은 생소한 도시였다. 새침한 말씨를 쓰는 사람들이 사는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은 친구들 사이에서 세련된 도시로 통했고, 서울을 다녀온 친구들은 다음날 학교에 와서 꼭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아주 어릴 적 기억은 없는 터라, 내가 처음 기억하는 서울의 모습은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이다. 아빠와 단둘이 새벽 무렵에 집을 나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당일치기 서울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제대로 된 여행을 하기엔 시간이 촉박했고 아빠도 나도 준비 없이 갔기 때문에, 역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점심 한 끼를 먹고 온 게 전부인 여행이었다. 그럼에도 내게 난생처음 가본 서울의 느낌은 꽤 세련되고 강렬했다.


내 손을 잡고 서울에 갔던 날처럼, 자라는 동안 아빠는 나에게 자주 처음을 선물했다.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새로운 학습이나, 집이 아닌 휴가지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하는 새로운 경험, 때론 어깨를 다쳐서 작은 수술을 받게 된 떨리는 순간들까지 많은 처음을 아빠와 함께했다.

어린 시절엔 나를 둘러싼 대부분의 경험이 부모님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처음을 아빠와 자주 함께할 수 있어서 든든했다. 그 기억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강하게 남아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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