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길에 세상 풍경이 바뀌어 있더군요. 병원에 들어올 때는 녹색이었는데 몇일간의 시간이 지난 후 세상은 단풍이 든 노란색으로 변해 있었어요. 상실감에 젖어 있는 제 눈에도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어요. 너무 아름다워서 시린것인지 슬퍼서 그런것인지 모르게 그만 눈물이 흘렀어요.
슬픔이 있는 장례식이 내 현실인지, 단품이 드리운 지금 이곳이 내 현실인지 혼란스러웠고 마치 꿈속에 있는것 같았어요. 한동안은 현실의 삶에 잘 적응하지 못하였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집이던 상관없이 눈물이 계속 삐집고 나오고, 그 눈물을 막으려 하니 목에 돌을 삼킨것처럼 숨이 막혔어요.
눈물과 함께 반짝이던 낙엽이 낙하하기 시작하자 제 마음에도 우수가 찾아 와요. 점차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나무를 보며 늙고 지친 아버지의 몸이 떠올랐어요. 근육이 다 빠져버린 앙상하고 파리한 나뭇가지 같은 몸.
그림속 나무는 곧 겨울이 올 것을 예고하고 있어요. 이 연약한 나무는 혹독한 겨울을 끝내 이겨내지 못할 수도 있겠죠. 내년 봄을 함부로 기약할 수도 없어요. 존재의 이유와 같았던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비통한 심정으로 나무를 보던 중 순간, 나무 뒤로 비춰진 해를 발견했어요. 잎이 떨어진 그 사이를 빛이 채우고 있는것이었어요. 빛을 본 이후 나무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이 나무는 이전의 그 슬픈 나무가 아니었어요. 간신히 자기 무게를 버티는 저 휘어진 기둥, 그 안간힘이 느껴져요. 소멸의 시간을 바라보며 자신을 곧추 세우고 있는 그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눈이 시려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