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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Apr 16. 2016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마음달 심리상담

                                                       

두 번째 캄보디아 봉사를 가는 날이었다. 부모를 따라온 중학생과 초등학생 남자아이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크득크득 웃고 있었다. 

-너네, 마음의 소리 보고 있지?

"어떻게 알았어요? 오...."


물론 난 지레짐작으로 찍어본 것뿐이었다. 마음의 소리를 좋아하는 광팬이 있었기에 가끔 나도 들어가서 보았다. 이나중 탁구부의 황당무계함을 뛰어넘는다는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류는 아니었다. 스물이 넘어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호텔 아프리카'의 박희정 님과 '오디션'의 천계영 님, 그리고 고전인 '아르미안의 네딸들'의 신일숙 님을 좋아했다.   


 조석 작가의 만화를 다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의 꾸준함을 존경한다.  2006년 9월 연재 이후 지각도 휴 재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과 이젠 1033번째 웹툰을 그렸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능력이 아닐까 싶다. 


직장을 들어간지 얼마 안돼서 그만두고 싶다는 이들이 올 때가 있다. 신입사원은 자존감이 바닥을 칠 시기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주변 선배들을 따라갈 수도 없고 아울러 전반적으로 미숙하기까지 하다. 자꾸 궁색해지는 기분에 입맛이 씁쓸하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자기 기분대로 회사생활을 할 수도 없다. 이러다 보니 지금을 잘 가고 있는 것인지, 이 일이 적성에 맞는지 고민이 많다. 


사회인지 이론가인 반두라는 자기 효능감은 자신이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믿음이라고 했다. 자기 능력 이상으로 믿는 것이 아닌 지금 현재 자신의 능력을 현실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석사를 졸업하고 최소한 3년의 수련을 받아야 상담심리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 기간 동안 좌절도 하고, 제대로 갈 수 있는지 고민도 했다. 꽤 많은 비용을 들였고 슈퍼바이저를 모시고 상담사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계속된 슈퍼비전과 상담, 교육을 받아야 했다. 일반 직장이든 간호사, 상담사든 어떤 직종이라도 수련이 필요하다. 지금 선배들처럼 못한다고 해도 3년 뒤에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 현실적인 평가는 못하는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이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다음의 과제들을 도전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내가 꼭 하고 싶었던 '천직'이 지금의 일이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일을 시작했더니 너무나 잘 맞다면서 행복하는 사람을 본 적도 별로 없다. 어찌 보면 밥벌이하느라, 졸업하고 하다 보니 이 일을 하게 되는 사람도 많다. 꿈을 찾아서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그 길로 전환하는 것도 환영한다. 나 또한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인해서 직업이 바뀐 사람이기도 하다. 직업 전환은 엄청 고된 일이었다.


만약 당신이 다른 꿈이 없거나, 지금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 이 일의 목적과 방향성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일에 대한 태도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이 근무한 간호사 선생님 중 기억나는 이가 있다.  오는 내담자들에게 살갑게 대해 주었다. 얼핏 보면 한선화를 닮은 그녀는 예쁜 얼굴에 따스함이 있었다. 그 병원에서 면접을 보고 근무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그녀 때문이었다. 개인병원의 간호사의 태도는 의사의 태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간호사분들의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사-임상심리사/상담심리사-간호사 카스트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차별을 하는 이들도 많다. 그녀는 내담자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대했다. 그녀가 병원에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자신의 일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에 내담자들도 그녀를 따랐다.



 아울러 일이 고될 때 한 걸음만 더 걸어가 보면 어떨까? 

 직장을 그만두고 싶을 때, 일에 대한 나의 태도는 어떤지 살펴보면 어떨까?


조석 작가처럼 1000개의 웹툰을 그린 것처럼, 꾸준히 해보는 것이 정답일 때도 있다. 고된 일이더라고 구체적으로  즐거운 부분을 찾아가다 보면 일의 보람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심리학자 마음달- 드로잉을 다시 시작했다. 하루 한장씩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copyright 2016.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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