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달 심리상담
보통이 엄마는 옆에 있는 보통이가 못마땅한 듯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아니, 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요. 공부를 잘해. 뭐, 체육을 잘해? 아님, 요리를 잘해. 뭐 하나 내세울 게 있어야죠. 어쩜 이렇죠.”
“보통 이가 좋아하는 게 있다면 제가 도와주죠. 그런데 그런 것도 없다고 하니. 참 내.” 보통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엄마가 나가고 난 뒤, 아이는 울상이 되었다.
“정말 전 잘 하는 게 없어요. 등급도 겨우 5등급이고, 엄마는 공부 좀 하라고 성화인데, 해도 안 되고, 마음만 답답해요.”
보통이 고등학교 성적이 평균인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학교에서는 일 년에 두 차례 정도 간단한 검사들을 무료로 실시해주고, 그때 진로적성검사도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도 부모들도 무슨 검사를 했는지 기억을 못 할뿐더러 검사 결과 용지도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도 못한다. 보통이 상담이 마치고, 보통이 엄마에게 고등학교 때 어떤 것을 잘했으며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 물어보았다. 보통이 엄마는 학교 성적대로 과목 중 영어가 제일 나은 편이라 영문과를 갔다고 고백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학원 다니고 공부하라는 것 하고 시험 성적 내기 바빠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지 생각할 기회가 없다.
1, 2등급 정도의 성적을 내면 공부라도 잘한다고 할 텐데, 그것도 아니다. 고등학교쯤 내면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이미 앞서있고, 공부를 한다고 해도 따라잡기 힘들다. 그러면 눈에 띄는 재능을 가진 십 대는 유명 연예인, 운동선수 들이다. 돈과 명예를 둘 다 가지고 있는 이들은 선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그들의 결과물이지 노력의 과정들은 보지 않는다. 가수를 꿈꾸는 연습생들만 봐도 그렇다. 어떤 경우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춤, 노래 연습을 한다. 웬만한 직장 인하고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연습한다. 무엇이 된다는 것은 재능과 끼를 가지고도 죽도록 소진할 만큼 연습해야 가능한 것이다. 예체능계열은 미술이나 음악 등은 이미 재능이 눈에 띄게 나타난 아이들도 있고, 오랜 기간 선생님을 통해서 배우면서 실력이 향상된 경우가 많다.
학습이 힘들다고 네일아트, 미용사, 요리사 등으로 눈을 돌리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전문 집단은 피라미드 구조라서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끝까지 살아남아 최상위를 이루는 사람은 얼마 없다. 20대 중반에 압구정에서 디자이너가 된 이를 보았는데, 미용 관련학과 대학도 그만두고 지난 3년간 친구도 만나지 않고 매일 연습하고 밤을 새웠다고 한다. 사람들이 달려가는 직종은 이미 포화상태다. 공부가 싫어서 유망 관련학과에 가는 아이들 중에 학원 한두 달 다니다가 그만두는 것 여럿 보았다.
그럼, 보통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호주처럼 GAP YEAR제도가 있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는 기회를 가질 것도 아니고 말이다. 여긴 대한민국이니 말이다. 보통이 와 보통이 엄마의 문제만은 아니다. 중년의 어른들도 내가 뭐가 되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찾아온다.
유명한 화가 고갱도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 질문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언가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으면 검색도 해보고 관련 카페에 가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커리어넷이나 워크넷에는 관련 직업정보가 자세히 나와있다. 유튜브를 찾으면 관련 직업의 유명인사들의 강연도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분야를 찾아보고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봐라. 검색하다가 내 길이 아닌 것 같으면 다른 길도 검색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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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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