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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Jul 27. 2017

원래 어른이 될수록 선택은 어렵다

마음달 심리상담



“이 사람이랑 계속 살아야 하나요, 아니면 이혼을 할까요?”
“대학에 합격했는데 그대로 다녀야 할까요, 아니면 재수를 할까요?”
“지금 이 회사를 다녀야 할까요, 아니면 이직해야 할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들을 했다. 지금 여기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해야하는지 말이다. 짬뽕이냐 짜장면이냐를 결정하는 수준이 아니기에, 선택의 짐은 무겁다. 그들은 선택하는 자유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밀려와 권위자인 내게 정답을 물었다.

하지만 상담자는 결정을 내려주는 사람이 아니다. 내담자의 선택사항에 대해 장단점을 비교분석하고 함께 고민해볼 수는 있겠지만 상담자가 결정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상담실이 빠른 정답을 제시하지 않아 용하다는 점집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내 마음의 무게가 두 곳 다 비슷하다면
어디로 가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어느 길을 가든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는 있을 것이다. 선택에 따라 치러야 하는 대가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원하는 기준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택권을 넘기는 것이다.

지금 갖고 있는 것을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하게 될 때, 타인의 시선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전환기에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이전에 누렸던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누릴 수 있었던 것들을 포기할 만큼 다른 대안이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봐야 한다.

여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뒤늦게 진로를 다시 결정했다.
나이를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해보아도
뚜렷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내가 대학원에 간 이유는 상담을 꼭 하고 싶어서였다. 

예전의 경력이 완전히 무시되고 바닥으로 내려가야 했다. 서른 넘어 상담실에서 인테이커를 하면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컵을 씻었다. 초보 상담자 시절에는 두 시간짜리 청소년 집단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논밭이 있는 외지의 중학교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럴 땐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하며 안정된 직위를 보장받는 직장인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상담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중충한 표정의 내담자가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사람이 될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내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내 욕망에 솔직해져야 하며, 포기해야 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이것저것 쥐고자 하면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후회하기보다는 나의 판단을 믿고
오늘 하루를 나답게 살아가는 게
더 멋지지 않은가.

책 <나라도 내편이 되어야 한다>의 일부를 수정한 글입니다.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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