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달 안정현 Aug 07. 2017

어린시절의 놀이가 주는 조언

마음달 심리상담

“나는 나와의 만남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대학원 입학 후 학업과 상담을 병행하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은 돌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었다.

인생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하는 것인데 중요한 무언가를 놓쳐버린 것만 같았다. 그렇게 원하던 상담사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카를 융의 전기 <기억, 꿈, 사상>을 읽게 되었다. 의사였던 그는 3년 동안 심각한 혼란을 경험하면서 어떠한 연구나 강의 활동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심지어 책조차 읽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정신이 산만하고 혼란스러워질 때면 어린 시절에 갖고 놀았던 돌로 벽돌쌓기와 모래 놀이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열한 살 소년시절에 하던 놀이를 즐기며 정신적인 균형을 찾아갈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 즐겨했거나 안전한 대상이 되어주었던 놀이가 치유의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창조와 재생의 과정을 거친다.
매일매일 사소한 놀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자기다워진다.”

부모님에게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더니 사람들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것을 즐거워했다고 한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초등학교 때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것은 분명했다. 동화를 각색하거나 유행어를 적절히 섞어 희곡을 만들었다. 그러고는 친구들을 불러 모아 우리끼리 연극 놀이를 하기도 했다. 내가 만든 이야기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 시절 가장 큰 기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슨 글이든 써보고 싶다는 내 안의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글을 쓰고 무대를 꾸며보았던 어린 시절의 일들이 내가 계속 하고 싶었던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제일 먼저 글 쓸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글쓰기는 어려웠지만 매일 글을 통해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나를 찾아갈 수 있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는가. 스마트폰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빼앗긴 시선을 나에게 돌려, 내가 즐겨하던 놀이는 무엇이었는지 찾아보자.

누구에게나 자기를 표현하는 독특한 방식이 숨어있다.




 copyright 2017.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래 어른이 될수록 선택은 어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