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달 심리상담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잘 안 해요."
"공부만 하면 금방 성적이 오를 텐데 답답해요."
상담실을 찾는 부모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그저 노력이 좀 부족할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어쩌면 아들의 성적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변명하고 싶은 걸지도 모릅니다.
지능과 학습 능력의 관계
정말로 아이가 오랜 기간 동안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고 또래보다 학습 능력이 낮은 것 같다면 지능검사를 한 번 받아봐도 좋습니다. 아이의 인지능력이 부족한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만약 다른 아이보다 발달이 늦어진다면 한시라도 빨리 전문 기관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하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쉽사리 검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지능검사 결과를 부인하는 것보다, 아이가 가진 능력을 받아들이고 수준에 맞는 학습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대다수 아이들의 인지능력은 비슷합니다. 평균적인 인지능력을 가진 아이들의 학습능력은 지능에 따라 달라지지 않습니다. 지능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 데 인내력을 가지는 것 또한 능력입니다.
학습을 거부하는 이유를 찾아보세요
공부를 힘들어하는 아이의 내적 원인을 찾아보면, 학습 동기가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학습을 거부하는 이유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첫 번째로, 공부를 강제로 하게 되면서 학습 의욕이 떨어졌을 수 있습니다. 강제로 공부를 하고 성적이 낮게 나오면 질책이나 체벌을 받는 경우가 늘게 되면, 아이는 공부하라는 소리만 들어도 반감이 생깁니다. 학습에 대한 동기가 떨어진 아이는 공부 생각만 하면 엄마가 야단치고 혼내던 것이 생각나서 '공부=힘겹고 싫은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둘째는 공부를 못하는 이유를 남 탓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학교나 학원 선생님의 가르치는 능력이 부족하고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죠.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싶을 때 흔히 나타납니다.
셋째는 공부 계획을 세우지 않고 할 일을 미루는 것입니다. 당장은 공부하는 게 싫어 나중에 공부할 것이라고 하죠.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이상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내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면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는 문제를 풀거나 정답을 알게 될 때 즐거움을 잘 느끼는 아이입니다. 결과가 아니라 배우는 과정에서 몰입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죠.
부모는 아이가 학습의 결과보다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성적 지향적인 태도로 학습을 시킬 때 아이에게 공부는 야단맞는 이유가 될 뿐입니다.
먼저 부모와 자녀 모두 현재의 성적을 인정해야 합니다. 지금 받은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당장의 성적이 부끄럽더라도 받아들이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죠.
두 번째로, 자녀에게는 아주 작은 변화부터 기대해야 합니다. 하루에 한 시간 공부하는 아이가 갑자기 하루종일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학습은 마라톤입니다. 아이들은 즉각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공부에 쉽게 흥미를 잃고 게임에 몰두하기 쉽습니다.
부모는 아들이 공부하지 않는다고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 나아진 작은 변화만으로도 칭찬해줘야 합니다. 전보다 나아진 작은 변화만으로 칭찬을 하며 노력한 결과에 보상을 준다면 아이는 힘을 얻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유연한 사고방식입니다. 현재까지의 방법을 아이가 힘겨워한다면, 계속해서 같은 태도를 고집하지 말고 아이가 원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대화를 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아들이 수학에서 70점을 받아왔다면, 무턱대고 면박을 주는 것보다 어떤 문제가 맞고 틀렸는지 함께 살펴보고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화해보면 어떨까요?
아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먼저 의사를 물어보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대화법이 좋습니다. 무조건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한다고 탓하는 것보다, 부모가 실제로 아들과 대화하는 방식이 어떤지 먼저 살펴보기 바랍니다.
안정현 마음달심리상담
15년 차 심리상담가로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내담자와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마음달 심리상담 센터’ 대표를 맡고 있으며 브런치에서 ‘마음달’이라는 필명으로 1만6천 명의 구독자와 소통하며 심리학과 관련된 따뜻한 글을 쓰고 있다.
《엄마도 아들은 처음이라》는 아들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과의 상담 사례를 통해, 엄마와 아들이 함께 성장하는 대안을 모색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엄마가 아들을 키우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고, 건강한 감정으로 아들을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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