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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승 Jun 12. 2023

난민영화제

난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수백만 명의 외국인이 국내에 체류 중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난민 신청자가 한 해에 1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한국인 또한 오랜 세월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는 7백만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우리는 세계로 나가고, 세계는 우리에게로 들어와 섞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로 진료실을 찾는 사람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난민과 이주민은 출발 전은 물론이요 그 긴 여정과 적응의 기간 동안 많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습니다. 편견과 선입견, 낯선 언어와 다른 문화가 소통과 이해를 방해하지 않도록, 마음이 아픈 사람과 아픈 마음을 치료하는 사람이 만날 때 공감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우리가 할 일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외된 사람을 돌보고 마음의 고통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마음가짐입니다.

난민영화제가 6월 17일에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립니다. 오전부터 난민 관련 영화들이 연달아 상영되고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되었습니다. 저는 오후 두 시 영화 '터미널' 상영 후 GV로 참여합니다. 난민의 정신건강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https://www.koreff.org/


난민영화제란?

난민영화제는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매년 6월 20일)을 기념하여 난민과 연대하고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열리는 비영리 인권 영화제입니다. 한국 난민 인권 단체들의 연대체인 난민인권네트워크의 공식 연례행사 중 하나로서 2015년 제1회 난민영화제를 시작으로 매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제8회 난민영화제는 난민인권네트워크와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가 공동주최합니다. 영화라는 친근한 매체를 통해, 시민들이 난민의 이야기를 뉴스나 사건이 아닌 ‘삶’으로 만나기를 바랍니다.


Faces of Us 우리의 얼굴들

지난 2018년 예멘 난민 입국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거의 처음 ‘난민’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1994년부터 난민 심사 제도가 시행돼 왔지만, 여전히 대중들에게 ‘난민’은 공익광고에 등장하는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난민이 오래전부터 이미 우리 사회에서 살아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서로를 마주하며 환대해 줄 수 있는 기회가 한국 사회엔 그동안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난민들은 우리 사회에 ‘갑자기’ 등장한 낯선 불청객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난민은 이제 더 이상 찬반의 대상이 아니며, 이미 우리 곁에 있는 난민과 어떻게 연대하며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에서 난민이 발생하고, 특히 한국과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작년 여름 ‘특별기여자’라는 이름으로 입국하여, 이제 지역 사회에 속속 정착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난민 보호의 책무를 지고 있는 한국 사회는 이제 이미 우리 곁에 있는 그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제언해야 하는 시점을 맞이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연대 의식의 자각과, 타인의 고통에 기꺼이 손 내밀어줄 수 있는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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